버락 오바마가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12번째로 좋은 대통령으로 평가됐다고 17일(현지시간) NBC방송이 보도했다.
미국 의회방송인 C-스팬은 역사가와 대통령 전문가 등 91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날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오는 20일 ‘대통령의 날’을 기념하려는 의도도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00년과 2009년에 이어 세 번째다.
경제관리와 위기 지도력, 국제관계, 도덕적 권위와 평등 추구 등 여러 지표를 바탕으로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도출한다.
흑인노예 해방과 미국의 분열을 막은 공로로 에이브러햄 링컨이 세 차례의 조사에서 계속 1위를 유지했다. 조지 워싱턴이 2위,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3위를 각각 차지했으며 티어도르 루즈벨트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각각 4, 5위에 올랐다. 해리 트루먼과 토머스 제퍼슨, 존 F. 케네디, 로널드 레이건과 린든 존슨 순으로 나머지 톱10이 정해졌다.
이번에 처음으로 평가를 받은 오바마는 평등 부문에서 링컨과 린든 존슨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도덕적 권위와 경제 관리 점수도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그러나 의회와의 관계에서는 끝에서 5번째로 평가가 낮았으며 국제관계에서는 전체 대통령 중 24위에 그쳤다.
라이스대학의 더글러스 브링클리 역사학 교수는 “오바마가 약점이 있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순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주요 스캔들이 없는 대통령인 경우 종종 순위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문제가 된다면 오바마에 대한 평가가 그만큼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의 전임자인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순위는 33위에 불과했으나 이것도 지난 2009년의 36위에서 오른 것이다. 빌 클린턴은 15위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다.
노예제 갈등으로 남부 6개주가 연방을 탈퇴하면서 남북전쟁의 빌미를 제공했던 15대 대통령 제임스 뷰캐넌이 3차례 조사에서 계속 꼴찌를 차지했다. 심지어 뷰캐넌은 대통령에 취임하고 나서 한 달 만에 사망한 윌리엄 헨리 해리슨보다도 평가가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