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사고시 렌터카 제공 배기량 논란… 제도 변경 1년도 안됐는데

입력 2017-02-20 09:36 수정 2017-02-2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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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해 자동차사고 시 렌터카 제공 기준을 동일 차량에서 동급 차량으로 바꾼 지 1년도 안 됐지만 벌써부터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동급의 기준을 배기량으로 삼는 것에 대한 렌터카 업체의 반발이 거세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렌터카 업체는 자동차사고 시 수리 기간에 제공하는 렌터카의 기준이 비합리적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날에는 이들의 이익단체인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주관 아래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의 토론회도 열린다.

이 자리에는 손주형 금융위원회 보험과장, 진태국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장 등 금융당국 실무자들도 참석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4월 고가차량의 과도한 렌트비, 수리비가 보험금 누수와 보험료 인상 요인이라고 판단해 렌터카 제공 방식을 변경했다. 대차 기준을 동종(같은 제조업체의 동일 모델)에서 동급(유사한 배기량ㆍ연식)의 최저요금 차량으로 바꾼 것이 핵심이다.

예컨대 BMW 520d(배기량 1999cc) 운전자는 수리 기간에 BMW가 아닌, 동일 배기량의 최저가 차량인 쏘나타를 빌려 타게 된다.

렌터카 업체는 동급의 기준을 배기량으로 삼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이들은 자동차 공학 고도화, 엔진 다운사이징으로 배기량은 작지만 고성능 신형 차량이, 배기량은 크지만 저성능 구형 차량보다 대차료가 낮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신형 차량인 벤츠 E클래스의 E300(배기량 1950cc) 고객은 비슷한 배기량인 YF쏘나타를, 11년 전 출시된 E320(배기량 3222cc) 차량 주인은 더 고가인 그랜저 HG 3.3를 대차하게 된다는 것이다.

토론회를 주최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원(자유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해 4월 배기량 기준으로 바꿨던 것은 배기량이 비슷하면 자동차 성능도 비슷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자동차 공학 발달로 배기량의 크기가 자동차 성능과 가격을 가늠하는 정확한 지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렌터카 업체는 기존부터 동종에서 동급 차량으로 렌터카 제공 기준을 바꾼 것에 강력 반발해왔다. 예컨대 BMW차량 피해 고객에게 BMW가 아닌 쏘나타를 빌려주면 보험사로부터 받는 대차료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들이 표준약관 개정을 “보험사만 배불리는 행위”라고 비난했던 이유다.

하지만 렌터카 지급 기준을 바꾼 지 1년도 안 된 상황에서 이를 보완하거나 개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가 차량에 대한 높은 대차료가 보험금 누수와 보험료 인상의 주범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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