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와 택지지구 공급이 잠정적으로 중단되고, 부동산시장의 약세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신도시에서 도심으로의 인구 유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구도심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예정)되는 재개발·재건축 물량은 7만3644가구로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서울 수도권을 비롯한 대전 부산 대구 광주 등지에서 대형 건설사들의 알짜 물량이 대기 중이다.
그동안 국내 부동산 시장은 수십 년간 도심 외곽이 주도했다. 일산·분당을 필두로 시작된 1기 신도시 개발에 이어 동탄·세종·김포 등 2기 신도시와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2014년 정부가 택지개발촉진법(택촉법)을 폐지하면서 신도시와 택지지구 공급은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면서 양적 주택 수요가 어느 정도 충족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공급 과잉 여파의 직격탄을 피할 수 있는 대도시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대부분 도심에 자리 잡고 있어 교통·학군·상권 등 기본적인 주거 환경이 뛰어나고 수요도 탄탄하다. 신규 공급이 제한적인 도심 내에 들어서 새 아파트 희소가치도 부각될 수 있다.
최근 서울 서초구에서 분양한 ‘방배아트자이’는 평균 9.8대 1의 청약경쟁률로 분양 마감돼 미분양된 여타 신도시 분양성적과 선명한 대조를 보였다. 지난달 청약 접수를 진행한 ‘동탄2 아이파크’는 99·100블록 총 976가구 분양에서 전용면적 84㎡를 제외한 541가구가 미달됐다.
건설사들 역시 일반분양보다 위험도가 낮은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있다. SK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은 오는 3월 응암10구역을 재개발한 아파트 ‘백련산 SK뷰 아이파크’를 분양하고, 롯데건설은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7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 롯데캐슬(가칭)’을 4월에 선보인다.
수도권에서는 SK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이 오는 3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953 일대에 군자주공6단지를 재건축한 ‘안산 라프리모’를 공급할 예정이다. 대전에서는 이달 복수동1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GS건설이 ‘복수센트럴자이’를 공급한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형 건설사 위주의 재건축과 재개발 중심의 대도시 정비사업 물량이 많아지면서 신도시에 쏠렸던 관심이 도심으로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재개발·재건축이 사업지에 따라 가치 편차가 크기 때문에 브랜드, 입지, 분양가 등 수요층의 면밀한 계산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