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통상전쟁 땐 한국 수출도 ‘직격탄’

입력 2017-02-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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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통상마찰시 對中 중간재 수출↓ 전자·섬유 피해… 한국 GDP 0.5%P 감소 전망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들어선 지 한 달, 미국이 중국과 본격적으로 무역전쟁을 시작할 경우 중국의 이웃이자 미국의 동맹인 한국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관측됐다.

20일 한국무역협회의 ‘미·중 통상분쟁의 전개 방향과 우리 수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통상 마찰의 영향으로 미·중 간 교역 감소가 현실화되면 4가지 경로를 통해 우리 수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의 G2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38.5% 대(對)중국 25.1%, 대(對)미국 13.4%에 달한다.

먼저 미국이 중국산 제품 수입에 벽을 쌓는다면 중국을 거쳐 미국시장으로 가려는 한국 제품이 타격을 입는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면 중국의 중간재 수요가 동반 감소해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에도 부정적이다. 국제산업연관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대(對)미국 수출 10% 감소 시 중국 중간재 수요 하락에 의해 한국의 총수출은 0.25% 감소할 전망이다.

산업별로는 가공무역(다른 나라에서 원재료나 반제품을 수입해 가공·제조해 만든 완제품을 수출하는 것) 비중이 큰 전기기기, 섬유·의류, 피혁 등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내에서 사용되는 한국의 대중국 최종재 및 중간재 수출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중국 내 한국산 제품 수요도 자연스레 함께 줄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트럼프가 현행법이 허용하는 대로 모든 중국 제품들에 대해 15%의 보호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은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줄어들어 국내총생산(GDP)이 1%포인트 낮아진다. 이는 즉각 한국의 GDP도 0.5%포인트 감소시킬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무역협회는 미국의 대(對)중국 수입 감소에 의해 한·중 수출 경합도가 높은 기계류(0.47), 전기·전자(0.51), 의료정밀광학(0.51) 등 일부 품목은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주력 품목이 다르고 전반적인 경합도가 낮아 반사이익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간접적으로도 미·중 통상분쟁 심화는 세계 교역 둔화로 이어지고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국가로의 수출이 동반 위축돼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국제무역연구원 통상연구실 관계자는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세우고, 수입 규제 강화 기조가 한국으로 확산될 수 있으므로 덤핑 수출 등 불공정 무역을 자제하면서 통상 마찰 가능성에 대한 대응 방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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