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내통 파문으로 물러난 마이클 플린 백악관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으로 육군 중장인 H.R. 맥마스터를 임명했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맥마스터 중장은 미국 육군교육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육군전력통합센터를 이끌어왔다. 유력한 후보였던 키스 켈로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총장 겸 보좌관 직무대행은 국가안보보좌관 비서실장을 맡아 맥마스터를 보좌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맥마스터는 많은 재능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사”라며 “그는 군에 있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높은 존경을 받았으며 우리 모두 그를 존중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날 자신 소유의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인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주말 트럼프는 맥마스터와 켈로그를 포함해 최소 4명의 국가안보보좌관 후보와 면접을 봤다.
이날 인사로 백악관은 플린이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과 거짓말 파문으로 사임한지 1주일 만에 안보사령탑 공백을 채우게 됐다.
NSC는 현재 많은 직원이 자신의 역할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며 여러 정책 결정에 있어서 인풋이 부족해 정부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최근 한 NSC 직원이 한 워싱턴 싱크탱크 회의에서 트럼프를 비판하고 나서 경질되면서 이런 불안이 더욱 커졌다.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아젠다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 누구도 정부에 속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맥마스터는 이런 조직을 재정비해 북한과 시리아 이란 등 새 정부가 직면한 중대한 외교·안보 정책과제를 제대로 검토하도록 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고 WSJ는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측근과 러시아의 유대관계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어 맥마스터의 역할이 더욱 막중하게 됐다.
그는 “대통령이 안보보좌관이라는 역할을 맡긴 것에 감사한다”며 “NSC에 합류해 미국 국민의 이익을 보호하고 진전시킬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기를 고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NSC의 2인자가 된 켈로그는 “오랫동안 맥마스터를 알고 있었다”며 “새 보스는 위대한 정치가”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맥마스터와 켈로그의 결합은 매우 특별한 것이며 훌륭한 팀”이라며 “미국은 이런 두 사람을 갖게 돼 운이 좋다. 솔직하게 말하면 군대에 있는 많은 이를 만나고 나서 우리 모두가 행운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54세의 맥마스터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전에 참전하는 등 광범위한 전투 경험을 지닌 군 전략가다. 그는 1991년 걸프전쟁 당시 ‘73 이스팅 전투’에서 탱크 부대를 지휘해 은성장을 받는 등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1997년 자신의 저서에서 베트남전 당시 합참의장과 존 맥나마라 국방장관을 비판해 2008년 준장에 오르기 전에 두 차례나 승진에서 미끄러지기도 했다. 미국 타임매거진은 2014년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사람으로 꼽으면서 그를 ‘미래 미 육군의 건축가’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트럼프와 인터뷰를 한 보좌관 후보 중에는 존 볼튼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터포인트 총장인 로버트 캐슬렌 중장도 있었다. 트럼프는 존 볼튼에 대해 정부 내 다른 직책을 맡길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