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뷔통 가방 사고, 아들 학비 내고… 유치원ㆍ어린이집 비리 백태

입력 2017-02-21 11:45 수정 2017-02-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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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조금과 학부모 부담금으로 운영되는 사립유치원과 민간어린이집의 시설 운영비가 줄줄 새고 있다는 정부 합동조사단의 결과가 나왔다.

국무조정실 산하 부패척결추진단은 9개 광역시ㆍ도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95곳을 점검해 609건의 위반 사례와 부당사용 금액 205억 원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적발 유형을 보면 △위법ㆍ부당한 회계집행 △친ㆍ인척과의 허위 계약 △보험금 횡령 의혹 △위생관리 부실 등이다.

유치원ㆍ어린이집 운영비로 명품 가방을 사거나 자녀 학비를 내는가 하면 심지어 자동차 보험료와 과태료까지 내는 경우도 있었다.

주요 적발 사례를 보면 A유치원 원장은 유치원 계좌에서 두 아들 등록금과 연기 아카데미 수업료 3900만 원을 지출했다.

노래방 비용 등 847차례 개인카드로 사용한 금액 3000만 원, 개인차량 할부금 2500만 원, 보험료 370만 원, 자동차세와 과태료 300만 원, 83차례에 걸친 경조사비 3200만 원도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했다.

교직원에게 선물을 준다면서 유치원 운영비로 250만 원 상당의 루이뷔통 가방 등을 사기도 했다.

A유치원 원장은 또 증빙 자료도 없이 자신의 어머니와 아들을 유치원 보조원으로 채용해 3600만 원을 지급했고, 세금계산서나 결산서 등을 허위로 작성했다.

이 유치원 원장이 부당하게 사용한 금액은 11억1000만 원에 달했다.

B유치원 설립자는 2500만 원 상당의 도자기 구입 비용, 개인 외제차량 3대에 대한 보험료 1400만 원과 사학연금 개인부담금 830만 원 등을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했다. 추진단은 이 설립자가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금액이 2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한, 유치원 내에 불법적으로 어학원을 운영하며 유치원 운영비 20억6000만 원을 어학원 영어교육비 등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 설립자는 2개의 유치원을 더 운영하며 증빙자료 없이 3개 유치원 회계 53억 원을 중복해서 집행했고, 조직적으로 감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이 설립자는 현재 4번째 유치원 설립을 위해 교육청에 인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추진단은 이 설립자가 이 같은 방식으로 부당하게 집행한 회계는 39억3000만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C유치원 설립자는 서울ㆍ경기 지역에 10개의 유치원을 운영하며 가족회사와 5억1000여만 원을 불법적으로 거래했다가 적발됐다.

이 설립자는 첫째 아들 회사에 보수공사 계약 명목으로 1500만 원을, 둘째 아들 회사에는 구체적인 명세서 없이 1억2000만 원을 지급했다.

딸에게는 유치원 원장을 맡기고, 증빙 없이 12차례에 걸쳐 2300만 원의 교육자문료를 주기도 했다.

어린이집 4개를 운영하는 D씨는 부인 명의로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뒤 이 페이퍼 컴퍼니가 실제 업체와 교구나 식자재 납품 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

페이퍼 컴퍼니는 2억 원 상당의 교구를 납품받으면서 6억5000만 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관련 서류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8억6000만 원을 부당거래하다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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