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 6개월내 120엔대로 치솟을 것”

입력 2017-02-2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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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엔 환율이 6개월 내에 120엔대로 치솟았다가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일본은행(BoJ)의 정책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엔화 가치 급등세를 막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스티븐 옌 전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는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달러·엔 환율이 향후 6개월 내에 120엔대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엔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하락할 것이란 의미다. 현재 달러·엔 환율은 113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옌 전 이코노미스트는 6개월 안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달러대비 엔화 값이 내려가겠지만 이후 엔화 가치가 100엔대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화가 급락 후 다시 급등할 것으로 전망하는 배경에는 BoJ가 있다. 그는 2018년 초까지 국채 수익률을 통제하면서 채권매입을 통한 경기 부양책을 진행하는 BOJ의 정책이 한계에 도달해 엔화 가치 역시 통제하지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BoJ는 이미 지방채의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 3월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이 비중은 14%였다.

옌 전 이코노미스트는 “BoJ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이 다른 중앙은행들보다 더 가까이 한계에 임박했다”면서 “BoJ가 지난 정책적 옵션이 바닥나면 달러·엔 환율은 90엔대로도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들어 BoJ는 채권금리를 제로(0)수준으로 유지하려고 이틀에 걸쳐 1조6000억 엔어치 10년물 국채를 사들였다. 지난해 9월 BoJ는 본원통화 확대라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장기국채수익률 조정이라는 새로운 정책을 내놨다. 같은 해 1월 전격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로 채권 장기 금리가 떨어지면서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주요국이 국채 금리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BoJ가 의도대로 국채금리를 낮게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이 엔화 가치를 의도적으로 약세를 유도하는 환율 조작국이라고 비난했지만 정작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올 들어 3% 넘게 올랐다. 지난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의 세금인하 및 인프라 확대 정책이 미국 금리 인상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강화되자 지난해 4분기 달러 대비 엔은 13%가량 하락했다. 결국 엔화 가치가 BoJ의 통화정책보다는 외부 요소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옌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 연준이 3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앞으로 수개월 안에 엔화 약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오는 6월 금리 인상 확률은 75%다. 그는“앞으로 6개월간 엔화 가치 방향은 일본 혹은 BoJ가 아닌 연준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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