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의 대선 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2일 에세이집 ‘가시덤불에도 꽃은 핀다’를 출간한다. 남 지사는 이번 책에서 ‘인간 남경필의 고백’을 담았다. 금수저ㆍ오렌지 논란과 부인과의 이혼, 아들의 군대폭력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생각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또 대선공약을 통해 제시한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적 지향점과 오랜 고민 끝에 마련한 정책을 제시했다.
남 지사는 자신을 따라다니는 ‘금수저 정치인’, ‘오렌지 정치인’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나의 겉모습만 본 사람들이 오렌지나 금수저로 나를 지목하는 것에 대해 사실 무턱대고 부인할 생각은 없다”고 적었다.
대신 그는 “누구든 부모로부터 받은 혜택을 남들과 나누고자 한다면 사회에 큰 공헌을 할 수 있다”며 “내가 추구하는 정치의 방향은 금수저로 다른 사람들을 떠먹이는 금수저 정책에 있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부유한 집안의 자제로 태어난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예를 들며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의 방향은 ‘루스벨트식 금수저 정책’이라고 강조한다.
'돌싱남'인 남 지사로선 이혼은 가장 뼈 아픈 대목이다. 하지만 남 지사는 이번 자서전에서 “25년 동안 같이 살던 애들 엄마와 헤어졌어요”라는 고백을 시작으로 도지사 당선 직후 아내와 이혼한 사정도 털어놨다.
남 지사는 아내와 “도지사에 당선되면 이혼하고, 낙선하면 같이 살자”는 약속을 하고 출마했다고 고백했다. 선거 직전 남 지사의 전 부인은 정치인의 아내로 산 25년이 너무 힘들었고, 앞으로의 25년은 본인의 이름으로 살고 싶다며 이혼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남 지사는 “그 심정이 나도 조금 이해되네. 그럼 우리 각자 기도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자. 선거에 떨어지면 계속 함께 살고, 당선되면 이혼하자”라고 했다. 그는 결국 도지사에 당선됐고, 25년간 함께 산 부인과는 “그동안 행복했다. 아이들 낳아 잘 길러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라며 서로 절을 하고 헤어졌다.
그는 지금도 “아이들과 함께 넷이서 카카오톡 대화방을 만들어 수다도 떨고, 전처와 둘이 가끔 만나 밥도 먹고 하면서 친구처럼 지낸다”며 “전처의 생일에는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할 만큼 각자의 생활에 적응했고 서로의 행복에 관심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이혼 뒤 바로 찾아온 큰 아들의 군 폭행 사건은 남경필 이름 앞에 붙은 ‘정치인’이란 수식어가 가장 얄궂다고 느낀 순간이었다고 한다. 이사건으로 기소된 남 지사의 아들은 2년의 집행유예가 확정됐고 제대 후 학교에 자퇴서를 냈다. 남 지사는 아들과 함께 아프리카로 배낭여행을 다녀온 후 “넘어지고 엎어졌으니 툴툴 털고 일어나 앞으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며 아들에 대한 생각을 적었다.
바른정당 대선 주자로 같은 당의 유승민 의원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남 지사는 자신의 공약인 △모병제와 핵무장 준비 △사교육 폐지 등을 주장한 배경 등도 책에 담았다. 남 지사는 서울은 경제수도로, 세종시는 정치수도로 삼을 것을 주장하는 한편, 자주국방을 위해 모병제를 실시하고 핵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남 지사는 “대통령은 평상시엔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가도 해결해야 할 일이 있으면 즉각 나타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진짜 잘하는 대통령이다”이라며 ‘청소부’와 같은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또 “묘비명에 ‘국익을 위해 개인과 정당의 이익까지 포기한 사람’이라는 글귀를 새기고 싶다”며 “남경필 덕분에 대한민국 정치가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아마도 가장 행복하고 성공한 생일 것”이라며 에세이집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