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카지노 맞수 기업인 파라다이스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주가가 엇갈린 곡선을 그리고 있다. 파라다이스의 경우 영종도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개장일이 다가올수록 상승세인 반면, GKL은 파라다이스시티로의 고객 이탈 우려에 주가가 불안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파라다이스 종가는 1만4650원으로 연초 1만2050원 대비 21.58% 상승했다. 올해 들어 36거래일 중 20거래일을 상승으로 마감한 결과다. 지난해 기록한 31.16%의 낙폭도 단기간 상당 부분 회복했다. 반면 연초 2만400원이던 GKL 주가는 한때 1만8750원까지 떨어지는 등 지지부진했다. 현재 2만950원까지 반등하기도 했지만 연초 대비 상승률은 2.70%로 여전히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주가 흐름에 따라 시가 총액 규모도 엇갈렸다. 지난해 말경만 해도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GKL(약 1조3100억원선)가 파라다이스(약 1조1000억 원선)보다 앞서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12일 역전되며 현재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파라다이스 1조3277억 원, GKL 1조3020억 원을 기록 중이다. 파라다이스가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것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이들 기업의 주가 흐름이 지난 9일 나란히 발표했던 잠정실적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파라다이스의 경우 작년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은 63억9700만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1.9% 줄었고, 매출액은 1736억 원으로 2.6% 감소했다. 이와 반대로 GKL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431억3400만 원, 매출액 1486억1800만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9.0%와 20.5% 상승한 준수한 성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GKL 주가가 지난해 실적보다는 경쟁사인 파라다이스의 복합리조트(파라다이스시티) 개장 이벤트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은 좋지만 경쟁 심화 가능성이 문제”라며 “4월 파라다이스시티 개장으로 2분기부터 매출은 감소하고 비용은 증가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검이 수사 중인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이기우 GKL 사장의 관련성이 회자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파라다이스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것은 복합리조트에 투입된 마케팅 비용 등에 따른 것”이라며 “파라다이스시티 개장 이후에는 이야기가 다르다”고 했다. 이어 그는 “카지노 3사 가운데 향후 먹거리에 대한 투자를 감행한 회사는 파라다이스가 유일하다”면서 “비중 확대를 지속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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