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계가 올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전년도 이상의 수주를 따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지난해 수주액 119억 달러(중동 107억 달러, 아프리카 12억 달러)보다 78% 확대된 212억 달러(중동 200억 달러, 아프리카 12억 달러)의 수주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프리카는 전년도 수준에 그치겠으나, 중동에서 2배 가까운 실적으로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같은 전망은 국내 건설기업의 중동·아프리카 수주활동 지원과 관련한 건설업계 세미나에서 흘러나왔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지난해 해외부실을 많이 털어낸데다 작년보다는 국제유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오일머니 국가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올해 중동의 건설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3.7% 소폭 확대된 4394억 달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폭은 제한적이겠지만 50달러 수준을 유지하며 등락을 반복해 작년보다는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지난 1월 두바이유는 배럴 당 53.7달러로 전년 동기(26.9달러)보다 99% 넘게 뛰었다.
중동 국가의 PPP(민관협력, Public-Private Partnership)사업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PPP는 민간사업자가 인프라 서비스를 기획·개발·건설하고 운영을 통해 수익을 회수하는 구조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증가추세여서 재정 상황을 고려한 중동 정부의 인프라 사업 추진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는 세계 건설시장 규모(약 10조 달러)의 0.7%에 불과한 작은 시장이지만, 인구 증가나 도시화 진전으로 볼 때 성장 전망이 밝다. 아프리카 시장을 크게 본 중국의 공격적인 진출에 현재 미국의 시장 지배력도 약화되는 추세다.
최근 국내건설업계에는 해외사업 분야의 낭보가 잇따랐다. 대림산업과 SK건설이 일본을 제치고 사업비 3조5000억 원 규모의 세계 최장 현수교 공사를 따냈다. 대림산업은 또 총 2조3036억 원 규모의 이란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 공사를 단독으로 수주하기도 했다.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수주는 2010년 716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걷다가 지난해 300억 달러 밑으로 곤두빅질 쳤다. 수주 한 건 한 건에 기대감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대우건설과 한화건설이 추진하는 20조 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가 올 하반기 본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사업이 작년보다 나아질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트럼프 정부 출현이나 치안불안이 경제에 여전히 부담을 주고 있는데다 산유국의 감산 합의 불이행 등 변수가 많아 긴장감을 낮추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