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무역전쟁, 멕시코는 중국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

입력 2017-02-2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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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반(反) 트럼프 시위가 열린 모습. 사진=AP뉴시스
▲멕시코시티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반(反) 트럼프 시위가 열린 모습.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으로 멕시코는 경제·사회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고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엄포늘 놓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트럼프가 그간의 엄포대로 멕시코에 대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멕시코는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되고 결국 타의적으로 경제적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멕시코는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도 맞게 됐다고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홍콩 소재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샤 가르시아 헤레로 아시아·태평양 부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바로 지금 멕시코가 중국에 적극 어필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년간 26% 절하된 페소 가치로 인해 멕시코산 제품이 수출경쟁력을 갖게 됐으며 사회적으로는 그간 노동과 에너지, 통신 분야에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미국 이외 44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점을 강점으로 지목했다.

현재 멕시코 전체 수출의 80%를 미국이 차지할 정도로 경제의 미국 의존도는 상당하다. 반면 대(對) 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아 대중국 자동차 수출국 7위에 그치고 있다.

가르시아 헤레로 이코노미스트는 “멕시코 자동차 조립업체들의 수준이 높아져 중국을 포함해 어느 국가에 수출해도 수익성이 생겼다는 것은 호재”라면서 “최대한 빨리 대중 무역 비중을 늘리면 트럼프발 토네이도 일부를 막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가 “불공정한 무역”이라며 공격을 퍼붓던 멕시코와 중국 두 나라의 관계가 더 강화된다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오히려 자국 경제에 역풍을 가져올 것이라고 가르시아 헤레로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멕시코의 대미 수입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국과 멕시코 현지 생산 감소로 가장 피해를 보는 국가는 미국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5년 기준 멕시코의 미국 제조 기계와 전자장비 수입액은 6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미국 제조기계 및 전자장비 생산의 10%를 차지한다. 제레미 레오나드 옥스포드이코노믹스 글로벌 제조업 부문 책임자는 보고서에서 “예를 들어 멕시코 자동차나 중국 가전제품 수입을 제한하는 정책은 생산공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미국산 기계와 장비 수요를 즉각 줄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멕시코가 경제 루트를 다각화해 대미 무역관계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시아 헤레로는 지적했다. 그는“멕시코는 수출정책에 있어서 미국 제외한 다른 나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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