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가금류 농가들은 국내에서 겨울을 난 철새들이 북상하는 시기가 완전히 지날 때까지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황이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리 출하 전 검사에서 AI 양성으로 나타난 전남 해남군 소재 육용오리 농장은 H5N8형으로 확인됐다. 올해 가금류 농장에서 H5N8형 AI가 발생한 것은 6일 전북 김제에 이어 두 번째다.
야생조류에서는 고병원성 AI가 총 59건 검출된 바 있다. 이 중 H5N8형은 10건이고, 나머지는 H5N6형이다.
방역당국은 해남의 발생 농장(1호, 약 2만3000수)을 포함해 5개 농가의 가금류 6만3200수를 살처분 완료했다.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방역대를 설정하고 세척·소독, 이동통제 등 긴급 방역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해남에 이어 충남 청양의 산란계 농장에서도 AI 의심신고가 접수돼 이동통제 등 긴급 방역조치 중이다. 검사 결과 H5로 확인돼 해당 농장의 8만1000수를 살처분했다. 반경 3㎞ 내 소규모 농가 33호의 1108수는 이날 살처분할 예정이다.
지난주 서울 한강 인근에서 발견된 쇠기러기 폐사체에서는 H5N8형 고병원성 AI가 검출됐다. 해당 바이러스는 전북 김제 농장과 전북 순창·전주·고창 등지의 야생 조류에서 발견된 바 있다. 서울 시내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것은 지난달 뿔논병아리에서 나온 H5N6형 바이러스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다.
농림부 관계자는 “H5N8형 AI가 오리를 중심으로 전파되었던 만큼, 오리 집산지인 전라도 지역에서 AI가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야생 철새 도래지와 이동경로 인근의 가금류 농장을 중심으로 출입자 통제, 차단 방역 일일 예찰과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