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장수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런던 임페리얼칼리지 소속 연구원들은 오는 2030년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은 90.82세, 남성은 84.07세로 세계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2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연구진은 세계 35개국의 평균 기대수명을 예상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
전날 의학저널인 ‘더 랜싯(The Lancet)’에 실린 논문은 한국이 지난 60년간 전쟁을 겪은 빈국에서 현대적이고 기술적으로 진보된 강국으로 변모한 상황을 반영한다고 FT는 평가했다.
또 논문은 “교육수준의 개선과 아동기 영양상태, 새 의료기술의 빠른 보급 등이 한국의 기대수명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며 “또 한국은 대부분 서구권 국가보다 낮은 체질량지수와 혈압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도 취약점은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노년층의 빈곤율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한 보고서는 65세 이상 노인 중 거의 절반이 빈곤선 밑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세대학교의 박은철 교수는 “높은 기대수명과 낮은 출산율도 관련 있다”며 “한국에서 출산율이 낮다는 것은 아동 사망률이 그만큼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수명 예측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반면 그동안 장수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일본은 2030년에 여성 기대수명이 88.41세로, 프랑스(88.55세)에도 밀리고 남성은 현재 4위에서 11위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영국과 미국은 선진국에서 가장 낮은 기대수명을 보일 전망이다. 미국은 2030년에 여성 기대수명이 83.32세, 남성은 79.51세로 멕시코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됐다. 미국은 불충분한 헬스케어 혜택과 높은 산모·아동 사망률과 살인율 등으로 기대수명이 다른 선진국에 못 미친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한편 연구를 주도한 마지드 에자티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는 “인간 평균수명이 계속 올라 언젠가는 110~120세에 이를 것”이라며 “수명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이 그 지점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