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CEO 엇갈린 운명… 김창수ㆍ차남규 ‘연임 불가’ 신창재 ‘기사회생’

입력 2017-02-24 09:33 수정 2017-02-2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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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차남규 사장 ‘문책경고’ 신창재 회장 ‘주의적경고’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의 중징계로 삼성ㆍ한화ㆍ교보생명 대표이사의 입장도 엇갈렸다.

제재심 의결 사안만 봤을 때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은 ‘문책경고’를 받아 사실상 연임이 어려워졌다. 대표이사는 문책경고를 받으면 연임, 3년간 금융회사 임원 선임이 제한된다. 차 사장의 임기 만료일은 내년 3월 19일이다.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신창재 회장은 문책경고보다 낮은 ‘주의적경고’를 받아 한숨을 돌렸다. 당초 제재심 징계 원안에는 신 회장 역시 문책경고 대상자였다. 그러나 교보생명이 제재심 직전 ‘전건지급’을 발표한 것이 신 회장 징계 경감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원 문책 조치를 취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 진웅섭 금감원장이 징계경감을 무효화할지는 눈여겨볼 대목이다.

3사 가운데 가장 셈법이 복잡해진 CEO는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다. 김 사장은 차남규 사장과 같은 문책경고를 받았다. 삼성생명은 공교롭게 제재심이 열린 당일 이사회를 열고 김 사장의 재선임(임기 3년)을 의결했다.

주목할 점은 금감원 제재심이나 삼성생명 이사회 모두 법적 효력이 없는 절차 단계라는 것이다. 금감원 제재심에서 중징계로 나온 만큼 최종 결정은 금융위에서 이뤄진다. 삼성생명 내 김 사장의 연임 결정도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결국 금융위의 중징계 최종 결정과 삼성생명 주총 순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김 사장의 연임이 판가름나는 셈이다.

삼성생명의 주총은 다음 달 24일로 예정돼 있다. 금융위의 정례회의는 다음 달 8일, 22일로 각각 잡혀 있다.

만약 금융위가 삼성 주총 전에 문책경고 징계를 확정하면 김 사장의 이번 연임은 불가능해진다. 반면, 삼성 주총 이후에 징계가 결정된다면 재연임 제한은 임기상 3년 이후로 미뤄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총 전 연임에 결격사유가 발생한 이상 김창수 사장을 주총서 연임 의결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험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CEO 중징계가 나왔지만 보험금을 모두 지급하지 않은 3사 모두 지급을 최대한 줄이는 결과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신 회장은 막판에 전건지급을 명목으로 600억여 원만 추가로 지급해 구사일생했다”고 말했다.

작년 5월 금감원이 자살보험금 제재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3사 대표이사들의 눈치싸움은 치열했다. 10여 개 보험사가 자살보험금을 전액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3사 CEO는 요지부동했다. 회사 가치를 훼손할 경우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배임 문제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오너리스크가 가장 컸던 신창재 회장이 작년 연말에 일부 지급으로 물꼬를 트자 김창수 사장, 차남규 사장도 기다렸다는 듯이 일부 지급 의사를 밝혔지만 금융당국은 진정성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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