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2기 체제 출범을 앞두고 경제팀을 전면적으로 물갈이한다. 중국 상무부장과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 경제계획 사령탑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수장들이 모두 정년 연령인 65세에 이르러 시진핑 주석과 밀접한 관계인 인사들로 교체된다고 2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이 지난 21일 개최한 정치국 회의에서 인사가 결정됐으며 앞으로 수일 안에 이 사실이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경제팀 교체 소식은 중국 정부와 당이 올해 말 제19차 공산당 전당대회(19차 당대회)에서의 시진핑 2기 체제 출범을 준비하는 가운데 나왔다. 시 주석은 5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당대회를 통해 고위 관리와 당 간부들로부터 자신에 대한 충성을 확인받으면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라고 WSJ는 전했다.
새 경제팀은 늘어나는 부채와 자산버블, 자본유출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을 둘러싼 압박 등 많은 어려운 과제에 대처해야 한다.
한 중국 관리는 “현재 경제에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며 “시 주석은 안정 유지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았으며 이를 위해 중요한 자리에 지도력이 있는 인사들을 앉혔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중국의 단기 경제성장을 압박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하던 러우지웨이 재정부장을 전격적으로 물러나게 하고 국무원 부비서장이던 샤오제를 임명했다.
새 경제팀 인사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상푸린 은감회 주석의 후임으로 궈슈칭 산둥성 성장이 꼽혔다는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은퇴하는 상푸린은 후진타오 전 주석이 임명한 인물로 퇴임이 갑작스러운 소식은 아니다. 그러나 은행가 출신의 궈슈칭은 당초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의 뒤를 이을 후보 중 한 명이었다고 WSJ는 설명했다. 저우 총재는 정년이 지났지만 시 주석의 배려로 계속 자리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그도 이미 69세여서 최근 수년간 교체 문제가 꾸준히 거론됐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저우 총재가 이번 인사에서 고려 대상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60세인 궈슈칭은 산둥성 성장 이후 중앙정부에서 더 높은 지위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은감회 주석은 성장과 같은 위치에 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정부가 시장 혼란을 피하고자 금융감독기구를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은감회와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의 잠재적인 합병 이후 궈슈칭에게 새 기구를 감독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산 상무부 부부장(차관급) 겸 무역협상 대표는 가오후청 상무부장의 뒤를 잇게된다. 가오후청 현 부장은 미국 JP모건체이스에 아들이 입사해 특혜 채용 구설수에 올랐으나 소식통들은 이번 인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61세의 중산은 시진핑 주석이 저장성 서기였던 2002~2007년 시기와 겹치는 2003~2008년에 부성장으로 시 주석과 같이 일해 저장방 인맥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달 62세가 된 허리펑은 쉬샤오스 NDRC 주임의 뒤를 잇게 된다. 그는 시 주석이 샤먼시 부시장을 지냈던 1985~1988년에 그의 부하였다.
한 소식통은 가오후청 상무부장이 전날 기업 대표단을 이끌고 필리핀을 방문하는 일정을 갑자기 취소한 것이 인사가 났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부 일정 문제로 양국의 상업적 유대 관계를 확대하기 위한 회의가 연기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