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 유리천장 생각보다 덜 단단하다?

입력 2017-02-2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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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가 은행권이 미국 내 다른 산업군보다 여성 임원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회계컨설팅업체 PwC의 거버넌스인사이트 센터의 분석 결과 미국 21개 대형은행의 전체 이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26%였다. 이는 S&P500지수 구성 기업의 평균 여성 임원 비중(21%)보다 높다고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PwC 보고서에서는 업계만 명시될 뿐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FT의 자체 조사 결과 매출 기준 미국 6대 대형 은행 중 이사회에서 여성 인원 비중이 가장 높은 은행은 웰스파고로 전체 이사회의 36%를 차지했다. 그다음이 씨티그룹으로 35%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31%), 골드만삭스(23%), JP모건(17%), 모건스탠리(17%)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신규 여성 임원 추가 채용에 있어서 월가가 분발해야 한다는 FT는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월가에서 신규 이사회 임원 채용에서 여성이 차지한 비중은 13%로 S&P500 기업의 평균(32%)에 크게 못 미쳤다. 유통기업은 신규 임원 채용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44%였다. 신규 임원 채용에서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였다. 이 분야 기업의 신규 임원 채용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했다. 반면 보험회사는 7%로 꼴찌였다.

월가 이사회 내에서 여성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월가 은행 최고경영자(CEO) 직급까지 오른 여성은 극히 드물다는 지적도 나온다. S&P 지수 구성 은행기업 중 여성 CEO가 있는 기업은 키코프의 베스 무니와 싱크로니파이낸셜의 마가렛 킨 등 2명이 전부다. 이 밖에 JP모건의 마리안 레이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마리 어도스 JP모건자산운용사업부 최고경영자(CEO)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을 뒤를 이을 후계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주주들 사이에서는 이사회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이 확보되면 새로운 사업적 과제에 즉각 대응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PwC는 회사는 성별을 넘어 인종과 민족, 능력과 경험, 전문성, 나이 등을 뛰어넘는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중 회사 내 성비는 해당 회사가 이러한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지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국가에 비해 여전히 기업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 확보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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