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써보니] 컬비 청소기, 강력한 흡입력에 다양한 기능

입력 2017-02-2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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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마루 코팅도 가능…300만원대로 가격 높은 게 흠

기자의 동생은 털이 길고 못생긴 고양이를 기른다. 하루만 청소를 쉬어도 바닥엔 고양이털이 수북이 쌓이고 옷과 이불에 달라붙으니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고양이털을 완벽히 제거하는 ‘잇템’이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컬비(Kirby) 청소기를 만났다. 100년 동안 청소기 하나만 만들어 팔아온 미국 가전 브랜드다. 판매하는 청소기 종류는 단 하나, 디자인도 검은색과 은색이 혼합된 한 가지뿐이다.

컬비를 단순한 청소기라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다양한 헤드를 갈아 끼우면 일반적인 청소기 기능뿐만 아니라 공기정화기, 패브릭이나 타일 세척, 마루 코팅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파트나 주택에서 생활하는 한국인들이 저런 기능을 모두 쓸 확률은 매우 낮다. 실제로 컬비의 대표적 기능은 침대, 매트리스, 이불 청소다. 깔끔 떠는 편인 기자는 이 기능만 써보고도 지름신의 동요를 느꼈다.

본체는 약 10kg에 달한다. 컬비는 강력한 흡입력을 위해 본체 경량화를 과감히 포기했다. 헤드 속 브러시의 두드리는 힘이 매트리스 안쪽까지 전달되려면 장비 자체의 하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신 전원을 켜면 자동으로 회전하는 바퀴를 청소기 본체 뒤에 부착해 무거운 본체의 문제를 해결했다.

청소기 헤드는 다양하게 바꿔 달 수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침구류용 헤드다. 헤드 안에 부착된 파워노즐은 매트리스 안쪽의 진드기까지 빨아들인다고 한다. 동생의 방에 몰래 들어간 기자는 흰색 매트리스 커버 위를 컬비로 다섯 차례에 걸쳐 빨아들여 봤다. 원래는 부착된 더스트백 안으로 먼지가 빨려 들어가는 구조지만, 육안으로 확인하고자 데모경을 부착하고 시험해봤다. 첫 흡입 후 별문제 없어 보이던 매트리스 속에서 사진처럼 시커먼 먼지들이 데모경 내 필터로 집진됐는데, 실제로 보면 역겨울 정도였다. 네댓 번쯤 반복하자 필터에 집진되는 먼지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10분 정도 매트리스 표면을 꼼꼼하게 훑어내자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햇볕에 말린 이불 표면처럼 뽀송뽀송하게 건조됐다. 매트리스뿐만 아니라 카펫, 이불 등 침구류도 같은 방식으로 세척할 수 있다. 더스트백은 6겹의 헤파필터로 이뤄져 일단 먼지가 집진되면 완벽히 격리된다. 컬비에 따르면 곰팡이 포자나 미세먼지도 헤파필터를 빠져나가지 못한다고 한다.

컬비 한국총판 케이씨인터내셔널은 현재까지 전문 방역업체나 청소 용역업체 등을 대상으로 B2B(기업간 거래)로 진행되던 청소기 판매를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부문으로 본격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00만 원대의 가격이 단점인데, 이를 위해 렌털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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