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ㆍ가정 양립 불가능 통계로…기혼여성 2명 중 1명 경력단절

입력 2017-02-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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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거주기간, 월세가 전세 역전…고단해지는 살림살이 투영

▲2015년 기혼여성의 첫 자녀 및 마지막 자녀 출산연령(통계청)
▲2015년 기혼여성의 첫 자녀 및 마지막 자녀 출산연령(통계청)

기혼여성 절반이 경력단절을 경험한다는 통계청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일가정양립과 저출산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은 미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 여성·출산력·아동, 주거실태’에 따르면 20세 이상 기혼여성 중 결혼 전 직장(일자리) 경험이 있는 여성은 928만9000명(58.8%)으로 집계됐다.

결혼 전 직장 경험이 있는 여성 중 결혼과 육아 등으로 경력단절 경험이 있는 여성은 696만명(44.0%)으로 나타났다. 2명 중 1명꼴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40~44세에서 경력단절 경험 여성의 비율이 64.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35~39세(62.9%), 45~49세(59.9%) 순이었다.

기혼여성의 경력단절 사유는 결혼(58.5%), 임신·출산(28.4%), 양육(7.2%) 순으로 조사됐다. 결혼으로 인한 경력단절은 60~64세가 71.2%로 가장 많이 경험했다. 30~34세의 경우 42.9%로 가장 적었다.

임신·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은 30대(30~34세 47.6%, 35~39세 43.4%)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번 통계는 2015년 11월 1일 0시 현재를 기준으로 전국의 20% 표본 가구에 대해 조사원 면접 및 인터넷으로 조사해 집계한 결과다. 경력단절 항목은 이번에 처음 포함됐다.

이같이 높은 경력단절 비중은 미혼 증가와 출산율 저하로 직결됐다.

15세 이상 기혼여성의 평균 출생아수는 2.19명으로 2010년(2.38명)에 비해 0.19명 감소했다. 평균 출생아수는 모든 연령대에서 줄어들었다.

출생아수별로 보면, 출생아수가 없는 기혼여성의 비율(6.6%)은 2010년(4.0%)에 비해 2.6%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출생아수가 없는 기혼여성의 비율은 29세 이하에서 13.4%포인트, 30대에서 8.3%포인트 각각 높게 올라갔다.

15~49세 가임 기혼여성의 평균 기대자녀수는 1.83명으로 2010년(1.96명)에 비해 0.13명 감소했다. 가임 기혼여성 692만명 중 자녀에 대한 추가계획이 있는 여성은 102만3000명(14.8%)에 불과했다. 19만2000명 감소한 수치다.

반면 가임 기혼여성 중 자녀에 대한 추가계획이 없는 여성은 589만7000명(85.2%)으로 1.0%포인트 상승했다. 가임 기혼여성 692만명 중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여성은 77만8000명(11.2%)으로 집계됐다. 2010년 대비 29만3000명(4.9%포인트) 불어난 규모다.

출생아수가 없는 가임 기혼여성의 평균 추가계획자녀수는 0.99명, 출생아수가 1명인 경우에는 0.27명으로 조사됐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출생아수가 없는 가임 기혼여성의 평균 추가계획자녀수가 1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5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라며 “지난 5년간 여성의 모든 연령층에서 미혼 비율이 증가했으며, 특히 주 혼인연령층인 25~34세의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월세가 전세 역전…옥탑방 반지하 사는 청년층 많아

일가정양립이 매우 힘든 사회구조 속에서 혼인과 출산이 줄어드는 동시에, 청년들의 삶의 질도 팍팍해지는 모습이다. 전세값 상승과 집주인의 월세 선호로 평균거주기간에서 월세가 전세를 역전했다.

2015년 전국의 여성인구는 2489만명으로 2010년에 비해 3.0%(73만6000명) 증가했다. 일반가구 중 여성 가구주 비율은 29.6%(565만 가구)로 2010년(25.9%)에 비해 3.7%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1911만2000가구 중 36만4000가구(1.9%)는 지하(반지하 포함)에 거주했다. 5만4000가구(0.3%)는 옥상(옥탑)에 살았다.

연령별로 보면 29세 이하의 지하 및 옥상 거주비율이 3.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60대 및 70세 이상은 1.9%로 가장 낮았다.

점유형태별로 보면 보증금 있는 월세의 지하와 옥상 거주가구 비율이 각각 54.4%, 45.1%로 가장 높았다. 지상의 경우 자기 집(57.9%), 보증금 있는 월세(19.6%), 전세(15.2%) 순이었다.

시도별 지하와 옥상 거주가구 비율은 서울(6.8%), 경기(2.5%), 인천(2.1%) 순으로 수도권에서 높게 나타났다. 전체 지하 및 옥상 거주가 41만8000가구 중 수도권에 39만 가구(93.4%)가 집중됐다. 서울 25만7000가구(61.6%), 경기 11만 가구(26.4%), 인천 2만2000가구(5.3%) 등이다.

가구별 평균 거주기간은 8.8년으로 2010년(7.9년)에 비해 0.9년 늘었다. 평균 거주기간이 가장 긴 가구의 점유형태는 자가주택(12.0년)으로 0.6년 증가했다.

평균 거주기간이 가장 짧은 점유형태는 전세가구(4.2년)로 0.6년 길어졌다. 이 기간 월세는 3.5년에서 4.3년으로 0.8년 늘며 전세를 추월했다.

이 과장은 “전세값이 오른 데 더해,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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