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도 트럼프 성토장...배우들, 트럼프 비판 잇따라

입력 2017-02-2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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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열린 제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이어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성토장이 되어버렸다. 26일(현지시간)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회자가 “할리우드는 국적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이민자나 성적 소수자들에 배타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이 잇따랐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앞서 아카데미 시상식과 관련한 한 설문조사에서는 트럼프 지지자의 66%가 “이번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정치적 발언을 하면 TV를 꺼버릴 것”이라고 응답했었다. 아카데미 시상식 등 할리우드 행사에서 참석자가 정치적 발언을 할 수는 있지만 현직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집중되는 사태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사회자 지미 키멜은 시상식 오프닝에서 반어법으로 트럼프를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주요 수상 후보가 백인 편향) 인종 차별적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올해는 사라졌다. 모두 트럼프 덕분”이라며 “트럼프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크업 부문에서 수상한 이탈리아계 수상자는 “이 상은 모든 이민자를 위한 것”이라고 연설하기도 했다. 멕시코 배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은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 후보자를 발표할 때 “배우들은 이주 노동자다. 멕시코인으로서, 라틴아메리카인으로서, 인간으로서 우리를 나누는 장벽 건설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26일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는 이민자 지원 활동 등을 하는 인권단체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에 대한 지지를 의미하는 파란색 리본을 입고 레드카펫을 걷는 수상 후보자의 모습 도 보였다. 시상식에 앞서 24일에는 할리우드의 비벌리힐스에서 열리는 파티 대신 트럼프에 대한 항의 집회가 열렸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여배우 조디 포스터가 집회에 참석해 “지금이야말로 저항해 대답을 요구할 때다. 선거로 뽑힌 의원들에게 일을 하라는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상식 사이에는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진실이 지금처럼 중요한 때는 없다”는 메시지를 담은 TV 광고를 내보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막장인 뉴욕타임스가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해 처음으로 광고(못된 것)를 내보낸다. 정확하고 공정하게 보도하는구나!”라는 트윗으로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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