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쇄신]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 폐지…역사속으로

입력 2017-02-2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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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28일 미래전략실 해체 등을 골자로 한 쇄신안을 발표하며 삼성 수요사장단회의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는 경여진 모임이자 학습기구로 삼성만의 매우 독특한 문화로 꼽혀왔다. 매주 수요일 오전 8시~9시 국내 계열사 사장 30~40명이‘공부’하러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 39층 회의실로 모여든다. 외부 강사를 초빙해 강연을 듣고 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는 이병철 선대 회장 때 의사결정기구 ‘수요회’가 모체다. 선대 회장 생존 당시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매주 수요일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 빌딩 회장 회의실에 모여 그룹 주요 사안들을 결정했던 데서 시작됐다.

2008년 ‘삼성특검’을 계기로 ‘사장단협의회’로 상설기구화됐고 2010년부터 학습기구로 탈바꿈했다. 이건희 회장이 그룹을 물려받은 후에는 의미가 조금 달라졌다.

이 회장은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원거리 경영을 했는데 그룹 규모가 커지면서 30명 이상의 사장단이 모이는 자리가 됐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구체적 그룹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쉽지 않아 매주 모여 교양과 현안 숙지 정도의 가벼운 모임으로 바뀌었다.

회의는 1년 내내 여름 한 차례 휴가철을 제외하고 취소되거나 연기되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 5월 10일 이 회장이 쓰러져 입원했을 때에도 나흘 뒤인 5월 14일 회의가 열렸다. 그만큼 삼성그룹 경영에서 중추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영장 실질 심사를 앞두고 한 차례 취소된 바 있다. 당시 총수 구속 여부를 다투는 그룹 최대 위기 상황 속에서 평상시와 다름없이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는 그룹 수뇌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수요사장단 회의는 소통 통로로도 활용됐다. 사장들은 회의장 출입 때 언론과 접촉하면서 현안에 대해 의견을 표출했다.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이 출시 된 후 첫 회의에 사장단은 일제히 스마트폰을 회의에 들고 참석했다. ‘갤럭시노트7’ 1차 리콜 후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스마트폰을 들고 서초사옥으로 출근하며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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