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수요 풍성한 중국인 밀집지역 관심

입력 2017-03-02 07:00 수정 2017-03-0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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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 투자열기 강한 대림ㆍ가리봉동ㆍ안산역권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최근 KB금융연구소가 ‘외국인의 한국 부동산 투자동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6년 누적 기준으로 외국 보유 부동산은 10만5413필지이고 면적은 232.2㎢ 크기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공시지가로 32조3000억원 가량 된다. 외국인 보유 부동산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몇 년간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 취득 열풍으로 많이 높아졌다.

특히 중국인은 2011년과 비교할 때 필지 수 기준 486%나 늘었고 면적면에서도 360%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중국인 보유 부동산은 2만208필지, 169㎢로 공시지가 2조5000억원 규모다.

전체 외국인 보유량의 7.2%에 불과하지만 근래 취득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것은 심상치 않은 사안이다.

현재 외국인 중 미국인 보유량은 1억1838만㎡로 외국인 전체 보유량의 51%를 차지하고 그다음은 유럽 2134만㎡(9.2%), 일본 1881만㎡(8.1%) 순이다. 중국은 네 번째지만 전년 대비 증가량을 보면 중국 262만㎡로 가장 많고 보유량 1위인 미국은 지난해 97만㎡ 정도 증가했다. 유럽은 오히려 줄었다.

더욱이 외국인의 보유 부동산은 주로 생산 활동과 관계되는 공장용지와 상업용 위주다.

하지만 중국인은 제주도를 비롯해 전국 주요 지역의 주택과 땅을 주로 취득한 것으로 알려진다. 보고서에는 중국인의 용도별 부동산 보유 현황이 나오지 않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지만 투기바람이 불었던 제주도 사정을 감안하면 대충 짐작이 간다는 얘기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은 국내에 공장을 짓고 관련 기업과 투자기관들이 상업용 부동산을 사들이는 정도지만 중국인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는 말이다.

이들은 주로 주택 등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어 국내 주택시장에 영향을 줄 여지가 많다는 뜻이다.

물론 다른 외국인도 국내 주택 수요인 것은 분명하나 이들은 취득보다 임대 수요여서 집값 상승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다.

하지만 중국인은 상황이 좀 다르다. 주택 구매에 대거 나설 경우 집값에 바로 영향을 미친다.

이런 현상은 중국인의 주택 구매열풍이 심했던 미국·캐나다·호주와 같은 국가의 일부 지역 주택가격이 급등한 점을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거주 외국인은 200만명 가량 된다. 이중에서 중국인과 한국계 중국인을 합한 숫자는 101만7000명이다. 이들 중국인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주로 거주하고 있다.

특히 서울 영등포·금천·구로구와 경기도 안산에 전체 국내 거주인의 42%가 밀집해 있다.

서울 대림ㆍ가리봉동과 안산시와 같은 특정 지역이 차이나타운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소리다.

이들 지역의 거주 중국인은 주로 단순 노동자로 월세 등을 사는 사람이 많지만 이 가운데 돈을 벌어 주택을 구매해 거주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여기다가 점차 늘어나는 차이나타운의 수요를 감안해 주택을 구입한 후 중국인을 대상으로 임대사업을 벌이는 중국 현지 투자자 출현도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수요를 고려할 때 중국인 밀집지역의 주택시장의 수요기반은 매우 튼튼하다고 볼 수 있다. 가격 상승 여력이 크다는 뜻이다.

오죽했으면 중국인의 주택매입 열기가 뜨거웠던 국가에서 외국인 부동산 취득 관련 세금을 올리는 규제를 내놓았겠는가.

한국에서도 중국인의 부동산 취득 규모가 늘어난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은 아니다.

극심한 불경기 때는 중국인 투자 수요가 주택시장을 떠받쳐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외국인 투자 수요로 인해 집값이 급등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집 없는 내국인의 부담이 그만큼 가중된다.

어찌됐던 중국인 주택수요의 증가세는 중요한 사안임에 분명하다.이는 중국인 주택 구매 수요의 향방을 잘 파악하면 돈 줄이 보인다는 소리다.

중국 주요 도시 주택가격 급등으로 중국 정부가 취득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부자들의 해외 부동산 구매 의욕은 커졌다. 물론 중국 정부가 해외 자금 반출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분위기여서 예전만큼 투자 열풍이 쉽지 않겠으나 재산 배분 목적으로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려는 수요는 줄지 않을 것 같다.

이들이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면 어떻게 될까. 중국 큰 손들의 발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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