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63. 보도부인

입력 2017-03-02 10:2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신라 법흥왕비로 출가하여 영흥사 개창

▲울주천전리각석.
▲울주천전리각석.

보도부인(保刀夫人)은 성은 박씨이고, 신라 제23대 법흥왕(法興王, 재위 514∼540)의 왕비이다. 보도부인의 다른 이름으로는 ‘삼국유사’에는 파도부인(巴刀夫人), ‘울주천전리각석’에는 부걸지비(夫乞支妃)가 전한다.

법흥왕은 527년에 불교를 공인하고, 529년에 살생을 금지시킨 왕이다. 법흥왕은 불교를 공인한 후에 흥륜사(興輪寺)를 창건하고 출가하였는데, 법흥왕비인 보도부인 역시 영흥사(永興寺)를 개창하고 출가하였다. 보도부인의 법명은 법류(法流) 또는 묘법(妙法)이다.

법흥왕비가 영흥사를 세우고, 여승이 된 것은 사씨(史氏)의 유풍을 사모하였기 때문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미추왕(味鄒王, 재위 262~284년) 대에 아도기라(阿道基羅)가 신라에 들어와 모록(毛祿)과 그의 누이인 사씨(史氏)에게 불교를 전하였다. 사씨는 신라에서 최초로 여승이 되었고, 영흥사라는 절을 지어서 거주하였는데, 법흥왕비가 이를 따랐던 것이다.

법흥왕비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는 신라 금석문이 있다. 국보 제147호인 울주천전리각석에는 선사시대의 조각·바위그림 및 역사시대의 여러 명문이 새겨져 있다. 그중에 법흥왕 12년(525)과 법흥왕 26년(539)에 새겨진 명문이 있는데, 법흥왕 26년의 명문에 보도부인과 지소부인이 각각 부걸지비(夫乞支妃)와 지몰시혜비(只沒尸兮妃)로 기록되어 있다.

보도부인이 그의 딸인 지소부인과 지소부인의 아들인 심맥부지(深麥夫智)와 함께 천전리계곡에 놀러 와서 이전에 온 이들을 추모한 내용을 바위에 새겼던 것이다. 심맥부지는 후에 진흥왕으로 즉위하는데, 울주천전리각석의 명문으로 보아 보도부인이 진흥왕의 즉위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울주천전리계곡은 돌에 새겨진 여러 문양 및 명문으로 보아 선사 이래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장소였음을 알 수 있다. 이로 미루어 보도부인이 천전리계곡에 행차한 목적이 신성지역에서의 종교적 행사를 위한 것이었거나 또는 진흥왕의 즉위와 관련한 정치적 행사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6세기의 신라에서는 왕실 여성의 위상이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신라에 불교가 처음 전래될 당시에 불교를 공인하고, 살생을 금지하고, 흥륜사를 창건한 법흥왕만이 주목되었다. 그런데 법흥왕비인 보도부인 역시 법명을 받고 출가하였고, 영흥사를 지어서 그곳에 머물렀다. 법흥왕비는 자신이 출가하여 영흥사에 머물렀던 이유에 대해 법흥왕의 뜻이 아닌 신라 최초의 비구니인 사씨의 행적을 따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보도부인은 신라 초전(初傳) 불교의 또 다른 주역이었던 것이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당원 게시판 논란'에 연일 파열음…與 균열 심화
  • 코스닥·나스닥, 20년간 시총 증가율 비슷했지만…지수 상승률은 ‘딴판’
  • 李 열흘만에 또 사법 리스크…두 번째 고비 넘길까
  • 성장률 적신호 속 '추경 해프닝'…건전재정 기조 흔들?
  • 민경훈, 뭉클한 결혼식 현장 공개…강호동도 울린 결혼 서약
  • [이슈Law] 연달아 터지는 ‘아트테크’ 사기 의혹…이중 구조에 주목
  • 유럽 최대 배터리사 파산 신청에…골드만삭스 9억 달러 날렸다
  •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서 “한반도 노동자,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서 노동”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5,100,000
    • -0.91%
    • 이더리움
    • 4,628,000
    • -1.74%
    • 비트코인 캐시
    • 690,000
    • -6.44%
    • 리플
    • 1,922
    • -10.02%
    • 솔라나
    • 342,900
    • -4.08%
    • 에이다
    • 1,395
    • -7.98%
    • 이오스
    • 1,159
    • +7.22%
    • 트론
    • 285
    • -5.94%
    • 스텔라루멘
    • 748
    • +22.42%
    • 비트코인에스브이
    • 94,100
    • -6.46%
    • 체인링크
    • 23,270
    • -2.84%
    • 샌드박스
    • 828
    • +46.8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