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소비자, 한국산 불매운동’에 손도 못대는 정부

입력 2017-03-02 10:23 수정 2017-03-03 14:3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뷰티 쇼핑몰 쥐메이 “롯데상품 안판다”선언하자 네티즌 ‘좋아요’ 12만건… 민간활동이라 정부는 공식적인 문제제기 어려워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본격화하자 중국이 관영 언론 매체와 소비자들을 앞세워 롯데를 비롯해 한국 기업 전반으로 전방위 보복에 나서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관련업계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마땅한 해법이 없는 상태인 데다 정부도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해 기업들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2일 정부는 일단 우리 업계의 피해 현황과 가능성을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중국의 통상 압력은 양국 무역관계가 1992년 수교 이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는 바, 중국 내 한국 제품 전반의 불매운동으로 번질 것을 예의 주시해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사드 사태로 인한 한ㆍ중 통상 관계의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우리 기업들에 미치는 피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대응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할 뿐 마땅한 해결 방법을 몇 달째 내놓지 않고 있다.

이미 롯데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은 현실화됐다. 롯데그룹 중국 홈페이지는 해킹 공격으로 접속이 중단돼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다. 중국 롯데그룹 홈페이지 메인화면에는 ‘홈페이지 리뉴얼 중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글만 남았다. 중국 최대 뷰티 쇼핑몰 쥐메이는 창사 7주년을 기념하는 1일 판촉행사에서 롯데 제품을 판매하지 않았다.

천어우(陳歐ㆍ34) 쥐메이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이번에 롯데 상품을 모두 내렸다. 앞으로도 팔지 않겠다”는 글을 올려 중국 네티즌이 12만 건이 넘는 ‘좋아요’를 누르며 환호하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사드 사태는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전체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대표적으로 한국 배터리를 쓰는 전기차와 전기 트럭이 기존에 중국 정부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2015년 말 각각 2000억 원가량을 투자해 중국 현지공장을 설립한 삼성SDI와 LG화학은 사실상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 밖에도 중국은 한국산 폴리옥시틸렌에 대한 반덤핑 조사 개시와 광섬유 반덤핑 조치 연장, 폴리실리콘 반덤핑 관세율 재조사, 방향성 전기강판 반덤핑 판정 등을 했다.

무엇보다 한국 상품의 불매운동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타격은 더욱 클 전망이다. 중국 관영 언론 매체들은 직접 한국 기업을 거론하며 일제히 한국 상품 불매 촉구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은 삼성과 현대에 가장 큰 시장이며 이들 기업에 대한 제재는 복잡한 결과를 낳을 것”이며 “평범한 중국 사람들이 한국에 대한 제재에 주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한국상품 불매운동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뷰티 업계는 직격탄이 예고돼 더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화장품 사업은 유커, 한류와 직접 연결된 사업이다. 한류 스타가 한국 드라마에 나오지 못하는 상황은 이 산업에도 심상치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방한 유커들은 일본으로 돌려지는 모습이다. 한국 화장품에 대한 규제도 엄격해지고 있다. 위생허가가 있는 업체도 수입통관이 계속 지연됨에 따라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용 비자마저도 어렵게 발급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위생허가를 얻어야 하는데 중국 정부가 위생허가의 승인기간을 지연, 허가를 못 받아 수출이 아예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민간 협회들은 과거 2012년 8월 일본이 중국과 영토 분쟁지역인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했을 당시 중국 진출 일본 기업들의 매출이 반토막 난 것을 들면서 한ㆍ중 갈등도 최정점에 달할 것을 우려, 직접 대안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덕성 한국 미용산업협회 회장은 “정치권으로 푸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반면 민간인들이나 중국 정부 산하 협회들끼리 이해도가 있어 민간 정부 단체들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토로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금상추에 배추·무까지…식품업계, 널뛰는 가격에 불확실성 고조 [식탁 지배하는 이상기후]
  • 단독 한달 된 '실손24' 60만 명 가입…앱 청구 고작 0.3% 불과
  • 도쿄돔 대참사…대만, 일본 꺾고 '프리미어12' 우승
  • 뒤늦게 알려진 '아빠' 정우성…아들 친모 문가비는 누구?
  • '당원 게시판 논란'에 연일 파열음…與 균열 심화
  • 코스닥·나스닥, 20년간 시총 증가율 비슷했지만…지수 상승률은 ‘딴판’
  • 이재명 오늘 '위증교사' 선고...'고의성' 여부 따라 사법리스크 최고조
  • 성장률 적신호 속 '추경 해프닝'…건전재정 기조 흔들?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6,024,000
    • -0.1%
    • 이더리움
    • 4,660,000
    • -1.87%
    • 비트코인 캐시
    • 712,500
    • +0.49%
    • 리플
    • 1,999
    • -3.38%
    • 솔라나
    • 351,400
    • -1.24%
    • 에이다
    • 1,419
    • -5.46%
    • 이오스
    • 1,178
    • +10.3%
    • 트론
    • 289
    • -2.36%
    • 스텔라루멘
    • 772
    • +10.29%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350
    • -1.03%
    • 체인링크
    • 24,830
    • +1.02%
    • 샌드박스
    • 960
    • +58.4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