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비교적 비둘기파로 분류되던 윌리엄 더들리 미국 뉴욕연방은행 총재마저 매파적 언급을 내놓으면서 시장은 사실상 3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도널드 트럼프 연설이 있었지만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큰 영향은 없었다.
다만 환율 상단에서는 2월 네고(달러매도) 잔여물량과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 수요로 제한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일단 자넷 옐런 미 연준(Fed) 의장의 연설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옐런 의장은 오는 4일 새벽3시(한국시간) 시카고 경영자클럽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밤사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도 원·달러 1개월물은 1141.5원에 최종 호가되며 크게 올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왑포인트 -0.35전을 감안하면 전거래일 종가(1130.7원)보다 11.15원 상승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개장가는 1142.0원에서 출발했다. 장중 고가는 1144.9원이었다. 다만 네고와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 영향에 추가로 상승하지는 못했다. 저가는 1140.2원을 기록해 장중 4.7원 사이 등락에 그쳤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6581억25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는 전장보다 11.01포인트(0.53%) 오른 2102.65를 기록해 4거래일만에 2100선을 회복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더들리 연설에 따른 연준 금리인상 기대감에 원·달러가 1140원대로 갭업 출발했다. 다만 2월 네고와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며 상승세를 제한했다”며 “옐런 의장 발언까지는 경계감을 유지하겠지만 12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가기 전까지는 중기 하락세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도 “Fed 멤버들이 매파적 언급을 쏟아내면서 강달러가 재개됐다. 시장에서는 3월 금리인상에 대한 가격 프라이싱을 기존 30% 내외에서 80% 이상 반영했다”며 “트럼프 연설도 있었지만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진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리스크와 매파적 Fed에 대한 리스크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옐런 연설이 키포인트로 보이나 더들리 발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3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최근에도 강달러를 부르짖다 실패한 경험도 있어 원·달러가 추가로 오를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역외에서도 고점이 1145원이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폭이 클지는 의문”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환율은 0.22엔 오른 114.11엔을, 유로·달러는 0.0001달러 하락한 1.0530달러를 기록 중이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5.25원 떨어진 1000.31원을 보이며 지난달 15일 999.08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