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의회 연설로 보호무역주의 우려가 한결 걷히면서 코스피가 재차 2100선에 올라섰다.
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01포인트(0.53%) 오른 2102.65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개장과 함께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연중최고치(2112.58)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의 상승세는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회 연설 이후 보호무역주의 우려가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설에서는 기존의 독불장군식 이미지와 달리 줄기차게 외쳐온 약달러 유도 발언도, 징벌적 관세 발언도 없었다. 반면 인프라 투자와 세금 감면 등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더욱 탄력을 받았다.
전날 글로벌 증시는 트럼프 연설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2만1000선 고지를 넘어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7%, 높은 나스닥 지수는 1.35% 상승했다. 유럽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64%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독일 DAX 30 지수도 1.97% 올랐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로 나타났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582억원을 사들였는데, 이는 작년 3월 17일 이후 거의 1년만의 최고치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5970억원과 1070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로 654억원을 팔았지만 비차익거래로 3826억원을 사들여 총 3172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지수는 등락이 엇갈렸다. 국내 수출지표 호조 속에 전기전자(2.85%), 철강금속(1.96%)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금리인상 기대감 속에 은행(1.64%), 증권(1.43%), 금융업(1.39%), 보험(1.19%) 등의 업종도 1% 이상 올랐다. 반면 유통업은 중국과의 외교갈등 문제 등으로 1.82% 하락했고 운송장비(-1.13%), 전기가스(-1.03%), 운수창고(-1.25%) 등도 내림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는 대장주 삼성전자가 3.33% 상승했고 NAVER도 5.03%나 올랐다. SK하이닉스(2.14%), POSCO(2.82%), 신한지주(0.75%) 삼성생명(2.34%), KB금융(2.45%), LG화학(1.59%) 등 주로 오른 종목이 많았다. 반면 현대차(-0.67%), 한국전력(-1.03%) 등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추가 상승을 이어갈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월과 2월에도 경제지표 측면에서는 더 위로 탄력적으로 갈 수 있던 상황이었는데 시장을 둘러싼 국내 환경에 내홍이 있다 보니 상승탄력이 둔화된 부분이 있다”면서 “밸류에이션이 정상화되기만 해도 10% 이상 상승여력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 시장은 3.27포인트(0.53%) 내린 608.93에 장을 마쳤다.기관이 700억원 넘는 물량을 내놓으면서 하락을 이끌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746억원, 32억원 순매수에 나선 반면 기관이 748억원을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