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일본 도시바가 분사하는 반도체 메모리 사업 지분 매각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도시바는 해당 사업 지분 매각 입찰을 2일(현지시간) 개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입찰 마감일은 이달 29일이다.
도시바는 기업이나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출자 비율과 금액 등 구체적 제안을 받는다. 제안에 따라서는 새 회사 지분을 최소 50% 이상에서 최대 100%까지 매각할 방침이다. 도시바는 반도체 메모리 사업의 가치가 2조 엔(약 20조 원) 이상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매각 이익은 최소 1조 엔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도시바는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의 4월 1일자 분사를 정식 결정한다. 낙찰 업체는 오는 6월까지 선정할 방침이다. 각국 반독점 당국의 승인과 심사를 거쳐 내년 3월 말까지 매각 작업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도시바는 당초 새 회사 지분의 20% 미만을 매각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의 방만한 경영에 따른 막대한 손실로 모회사인 도시바마저 자본잠식 위기에 놓이자 아예 50% 이상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경영권도 넘기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경쟁사들과 펀드들을 최대한 입찰에 끌어들여 매각 규모를 최대화하려는 목적에서다. 또 여러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출자하는 것도 고려해 입찰 기간을 1개월 정도로 잡았다.
도시바와 반도체 생산에서 협력하는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은 물론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우리나라 SK하이닉스 등이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일본 샤프를 품에 안은 대만 혼하이정밀공업도 샤프 경영 재건 경험과 분야가 달라 반독점 규제에 저촉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인수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는 스마트폰과 일반 PC 스토리지에서 최근 각광을 받는 SSD에 쓰이는 NAND 플래시 메모리가 주력이어서 전망은 밝다는 평가다. 도시바는 세계 최초로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했으며 글로벌 NAND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현재 삼성전자에 이어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도시바는 반도체 메모리 입찰 시작 소식에 2일 주가는 2.7%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