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보복’ ‘兄의 태클’… 내우외환에 망연자실 롯데

입력 2017-03-0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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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중국 사드보복과 국내 구설수, 경영권 싸움 등 내우외환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졌다.

현재 롯데는 성주골프장을 한미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부지 제공 결정 이후 중국 온라인 퇴출, 해킹, 불매운동 등 중국의 노골적인 ‘보복’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발 외풍이 거센 가운데 국내에서는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이 근무환경 실태를 비판하고 나섰으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다시 경영권 싸움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 측 보복으로 추정되는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으로 전날 정오 12시경 롯데 인터넷면세점 4개 국어(국문·중문·영문·일문) 홈페이지가 약 3시간가량 마비됐다가 복구됐다. 롯데의 피해 최소액은 5억 원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롯데면세점 측은 “중국 현지 IP를 이용한 디도스 공격으로 추정되며, 최초 디도스 공격은 1일 오후 8시경 중문 PC 사이트를 통해 감지됐다”며 “다시 대량의 디도스 공격이 있어 사이트가 동시 다운됐으나 접속량이 많은 시간대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보복’으로 의심되는 사례는 온라인 공격뿐만 아니라 중국 당국의 규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일 롯데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유통 계열사 매장에서는 일제히 점검이 이뤄져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하고 있다. 내용별로 분류하면 중국 전역에서 발생한 위생·안전 점검이 6건, 소방점검 4건, 시설 조사는 7건이다.

이와 함께 롯데와 롯데 거래처가 모든 위험요소를 부담하는 방향으로 신용장 발급 조건도 변경됐다. 이전에는 중국은행도 일부 위험요소를 부담했으나 이제는 롯데계열사와 해당 회사가 거래하는 중국 업체에 모든 부담을 떠넘겨 조건을 불리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롯데 유통계열사는 중국 내 백화점 5개, 마트 99개, 슈퍼 16개 등 약 12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현지에 10조 원이 넘는 투자를 했음에도 수천억 원의 적자를 냈는데 불매운동과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사실상 중국 사업을 전면 철수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롯데시네마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이하 알바노조)이 2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현직 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한 이른바 ‘임금 꺾기’를 비판했다. 이는 근무시간을 15분 또는 30분 단위로 측정해 초과분은 일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는 관행을 지칭한다.

알바노조는 “롯데시네마 아르바이트생 10명 가운데 8명이 ‘15분 또는 30분 꺾기’를 당했다”며 “손님이 적거나 일거리가 많지 않을 때 아르바이트생을 조기 퇴근시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례도 10명 가운데 6명이며, 계약 기간을 10개월로 한정하는 ‘쪼개기 계약’이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말했다.

최근 한 업체도 임금 체불로 사회적 논란이 된 바 있어 이 같은 롯데의 고민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자이자 총괄회장에게 맏아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달 20일께 부친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권이 있다는 사실을 통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안팎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측이 이 문서를 법원에 제출하면 실제로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재산을 처분할 수 있게 된다”며 “가압류를 통해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지분 요구나 현금을 요구할 수 있어 대책을 마련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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