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또 올린다고?

입력 2017-03-03 12:19 수정 2017-03-0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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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단행되면 우리 주택시장 큰 타격 불가피할 듯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지난해 12월 기준 금리를 0.25% 포인트 올렸던 미국이 다시 인상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양이다.

작년에 금리를 올리면서 연간 3차례씩 3년간 총 9회 인상할 방침이라고 밝힌 적이 있지만 막상 당초 계획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하니 불안감이 앞선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가 주택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각종 수요억제책을 내 놓아 경기가 가라앉고 있는 마당에 대출 금리마저 오르면 수요자의 부담은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도 동조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어서 매달 납부해야 할 이자 금액은 더 불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미국 인상 여파는 그렇게 크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것 같다. 인상폭은 여느 때와 같이 0.25% 포인트로 정해지겠지만 심리적 부담은 이보다 훨씬 크지 않을까 싶다.

미국이 계획대로 9차례 금리를 올리면 전체 인상폭은 2.25%쯤 된다. 적지 않은 수치다. 우리도 여기에 동조할 경우 인상 분만큼 이자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지금도 한국 기준금리는 올리지 않았는데도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0.5% 정도 올랐다.

서민주택자금을 지원하는 정책금융 디딤돌 대출금리도 올 1월 최대 2.9%에서 3.15%로 조정됐다. 보금자리론 금리도 2.75%에서 3.05%로 인상됐다.

정책 당국은 미국 금리 인상 여파도 있지만 다른 요인이 생겨 어쩔 수없이 금리를 조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정책금리가 오르는데 시중은행권은 오죽하겠는가.

1억원을 대출 받을 경우 금리가 1% 오르면 이자 부담액은 연 1백만원, 월 8만3000원 늘어난다.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여기다가 원리금 상환 분까지 치면 머리가 아찔해진다. 대출 금액이 큰 사람은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원리금 상환 분을 생각하지 않고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더 처량하다. 전매 규제가 강화돼 중간에 분양권 팔 수도 없는 처지다. 중도금은 건설사가 집단대출을 일으켜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나 입주시점에는 총 분양 대금 중 대출로 충당할 수 있는 비율이 낮아져 준비해야 할 잔금은 많아진다. 대출금도 1년은 이자만 내고 그 다음부터는 균등 분할상환제가 적용돼 매달 원금을 조금씩 갚아나가야 한다. 다시 말해 대출이자에다 원리금 상환금까지 부담해야 한다는 소리다. 대출금 1억5000만원을 10년 분할상환 , 금리 연 3.5% 조건으로 빌린다면 원리금과 이자로 매달 150만원 가량 납부해야 한다. 종전 같으면 매달 대출금 이자만 내면 됐지만 이제는 원리금도 갚아야 하는 구조여서 자금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보게 될 판이다.

이런 마당에 금리가 자꾸 오르면 일반 대출자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대출금을 제때 못 갚아 집이 경매처분을 당하는가 하면 가격이 싼 급매 물건도 증가할게 뻔하다.

급매 물건이 속출하면 일반 집값도 떨어지게 되고 이는 구매력 감퇴로 이어져 거래절벽 사태가 벌어진다.

그래서 미국 금리인상의 여파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금리를 한꺼번에 올리지 않고 시차를 두고 조금씩 인상하기 때문에 급격한 파장은 생기지 않겠지만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주택시장은 조금씩 침잠할 확률이 높다.

지금의 주택시장은 매우 안 좋은 여건에 휩싸여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일부 지역 부동산값은 치솟고 있으니 자산의 빈부 차는 크게 벌어지지 않을까 싶다. 인기지역의 상승세는 여전한데 반대로 비 인기지역은 하락국면으로 접어들어서 그렇다.

두 번째 미국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주택시장을 면밀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각자의 경제적 여건을 감안해 사정이 더 악화되기 전에 조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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