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61) 씨 측에 430억 원 상당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첫 재판이 9일 열린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영훈 부장판사)는 9일 오후 2시 대법정 417호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지난달 28일 기소된 지 9일 만이다.
특검법에 따르면 1심 판결은 공소제기일로부터 3개월 안에 심리해야 한다. 이 부회장이 구속된 만큼 신속하게 사건을 진행해야겠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판준비기일에는 사건의 쟁점과 입증계획 등을 정리한다. 박영수(64ㆍ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은 공소요지를 밝히고 제출한 증거목록을 설명한다. 이 부회장 측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와 특검 증거에 대한 동의 여부를 말한다. 향후 증거조사 계획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미지수다. 공판준비기일은 공판기일과 달리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이 부회장 측은 혐의를 적극적으로 부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 측은 박근혜 대통령의 압박으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지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주거나 경영권 승계를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은 한 적 없다는 취지다. 반면 특검은 지난해 2월 이 부회장과 박 대통령의 독대 사실이 적힌 ‘안종범 수첩’을 근거로 제시하며 돈의 대가성을 입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15년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최 씨 측에 430억 원대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삼성은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출연금 204억 원을 냈고, 최 씨 조카 장시호(38)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