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차이나, 동남아] ‘유통 韓流’ 노다지가 어디 중국뿐이랴~

입력 2017-03-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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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3000만 인구·높은 경제성장률… 잠재력 큰 동남아, 중국시장 대안으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가 확정된 이후 중국이 롯데를 비롯한 한국 유통 업계와 기업에 노골적이고 전면적인 보복에 나서면서 국내 유통기업들이 동남아 시장 진출을 꾀하며 사드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동남아 시장이 포스트 차이나 시대의 새로운 대안시장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이 알려지면서 한국 기업과 한류에 제한적 조치를 취하던 중국 당국이 국방부와 롯데가 사드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한 직후부터 한국 유통업체를 비롯한 한국 기업에 대한 전면적인 보복을 하고 있다. 2월 28일 중국 롯데그룹 홈페이지가 해킹 공격을 받아 접속이 중단됐는가 하면 화장품이나 식품 등 최근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소비재 기업에 대한 제한 조치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유통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경제 성장과 시장 잠재력이 매우 큰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시장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주요 10개국이 가입한 아세안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국내총생산(GDP)비중은 2000년 1.9%에서 2014년 3.2%로 올랐다. 총인구는 6억3700만 명이다. 동남아의 급격한 경제성장률과 방대한 시장규모는 유통업체들에게는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여겨진다.

롯데그룹은 베트남에 1990년대부터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현재 백화점, 대형마트, 호텔, 시네마 등 10여 개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랜드마크 롯데센터 하노이에는 롯데마트와 백화점이 성업 중이다. CJ그룹도 베트남에 진출한 CJ오쇼핑, CJ CGV, CJ푸드빌은 현지 업계 1위 사업자로 부상할 정도다. 이마트 역시 베트남에 진출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SK플래닛은 최근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태국시장에 오픈마켓 ‘11street’(일레븐스트리트)를 열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이번 태국11번가 오픈으로 동남아시아 주요 3국에 모두 진출하는 성과를 이뤘으며, 6억 인구에 달하는 동남아시장에 ‘쇼핑 한류’를 전파하는 국내 오픈마켓 선두주자로서 자리 매김했다”고 설명했다. 태국은 지난 2013년 터키, 2014년 인도네시아, 2015년 말레이시아에 이은 SK플래닛의 네 번째 글로벌 진출 시장이다. 지난 한 해 동안 3개국 내 글로벌 11번가를 통한 총 거래액은 2015년 대비 72.5% 성장했다.

이밖에 GS홈쇼핑이 말레이시아에 진출하는 등 유통업체들이 동남아 시장을 개척해 좋은 성과를 내며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유통 업체 관계자는 “한류로 인해 동남아 국가는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고 한국 제품에 대한 인식도 좋다. 사드 문제로 중국 시장이 위기를 맞으면서 잠재력이 큰 동남아 시장이 중국 시장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사드발 후폭풍이 거센 화장품 업계도 속속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은 베트남에서 고급 화장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등 화장품 업체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는 “사드문제로 중국 시장이 위기에 봉착했지만 동남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면 높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며 시장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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