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중흥을 이끌었던 ‘K시리즈’의 추락이 이어지고 있다. 경쟁 모델의 흥행에 차량 노후화가 맞물려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K3’, ‘K5’, ‘K7’, ‘K9’ 등 K시리즈는 지난달 총 9311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달(1만3261대)과 비교하면 29.7% 감소한 수치이다.
차급별로 살펴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나아진 모델은 없다. 지난달 2048대가 팔린 K3는 전년 동월(3506대) 대비 판매량이 41.8% 줄었다. 같은 차급의 현대차 ‘아반떼’가 국산차 베스트셀링카 3위로 인기가 굳건한 데다, 쉐보레 ‘크루즈’도 9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돼 전망이 더욱 밝지 않다.
K5는 경쟁 차종에 밀려 중형 세단 차급 4위로 밀려난 상황이다. 지난달 2726대가 팔린 K5는 작년 동월(3626대)에 비해 24.6% 판매량이 감소했다. 르노삼성자동차 ‘SM6’의 돌풍에 직격탄을 맞았다. SM6는 지난달 3900대가 판매되며 전달 대비 10.5%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준중형의 ‘왕좌’를 지켜온 현대차 ‘쏘나타’도 이달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 반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준대형 세단인 K7은 지난달 4388대를 판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4% 판매량이 떨어졌다. 국산차 베스트셀링카인 현대차 ‘그랜저IG’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K7의 존재감도 희미해지고 있는 것. 하지만 K7은 지난달 K시리즈 가운데 가장 나은 성적표를 받은 데다, 그랜저IG 출시 전 수준인 월 4000대 판매를 돌파해 향후 반등을 기대케 하고 있다.
지난달 148대가 팔린 K시리즈의 맏형 K9도 전년 동월 대비 25.9% 판매량이 감소했다. K9은 내년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K시리즈 흥행의 날개를 달아줄지 주목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3는 차량 노후화로 신차를 출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 K시리즈에 변화를 줄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