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54% 떨어진 4만8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1.11% 하락에 이은 연속 약세다.
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5월부터 거침없는 상승 랠리를 벌이던 SK하이닉스는 2017년 사상 최대 실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주가는 최근 1달 새 10% 이상 빠졌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전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회사 측은 지난 6일 도시바로부터 새로운 지분 매각 방안을 제안받았다고 공시했다. 당초 20% 미만의 지분을 인수한다는 가정 아래 인수 금액이 2조~3조 원 수준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도시바가 50% 이상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그 규모는 25조 원 수준으로 커졌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인수전에 벌써 마음 졸일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 여부는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기 때문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인수를 확정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상황에서 예상 금액의 크기로 회사의 부담 여부를 따질 시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신 최근 주가 조정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 전망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D램 현물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PC와 스마트폰 세트 재고를 축적하고 있는 점 등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일 SK그룹까지 동원해서 거액을 주고 도시바를 인수했는데 1~2년 내에 반도체 업황이 나빠지면 엄청난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도시바 인수가 SK하이닉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전혀 예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시장 추정 영업이익(컨센서스)은 2조68억 원으로 집계됐다. 최고 2조3800억 원대를 예상하는 증권사도 있다. 이에 따라 주가는 업황 우려와 호실적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당분간 오르내릴 전망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매수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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