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트럼프 “생큐”에 응답하나…“미국서 오븐 레인지 생산 위해 5개 주와 협상 중”

입력 2017-03-0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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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자본투자 3억 달러로 예상돼…트럼프의 미국 일자리 창출에 부응하려는 것

삼성전자가 미국 내 가전제품 생산시설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가전공장 건립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생큐 삼성, 그대와 함께 하고 싶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계획을 한층 구체화하는 모양새다.

WSJ에 따르면 삼성은 멕시코 오븐 레인지 생산을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소 5개 주와 논의했다. 5개 주는 앨라배마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사우스캐롤라이나이며 그 중 사우스캐롤라이나가 유력하다. 초기 투자액은 약 3억 달러(약 3457억 원)로 예상되며 500개의 일자리를 미국에서 창출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아울러 삼성은 향후 수년에 걸쳐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와 기타 가전제품의 미국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총 투자액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도 논의가 진행 중이어서 최종 결정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세부 내용이 바뀔 수도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삼성은 새 공장을 짓기보다는 기존 시설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미국 투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삼성의 가전제품 중 상당수가 멕시코에서 생산되고 있다.

미국 공장에 대한 삼성의 관심은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의 유세에 확실히 영향을 받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대선 이전인 가을 초부터 미국 옵션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동안 트럼프는 미국에서 더 많은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이에 따르지 않는 기업은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사실 삼성은 이미 미국의 가장 큰 외국인 직접 투자자 중 하나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대선을 수일 앞두고 텍사스 주 오스틴의 반도체 공장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 뿐 아니라 트럼프의 당선 이후 많은 아시아의 대기업들이 미국 일자리 창출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지난해 12월 트럼프와 직접 만나 미국에 500억 달러를 투자해 일자리 5만 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대만 혼하이정밀공업도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선 LG전자도 지난달 28일 테네시 주에 새 가전공장을 세우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편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 아마존 알파벳 등 IT 업계 수장들을 초청했을 때 한국에서 유일하게 초대받았으나 최순실 스캔들에 연루돼 특검이 출국을 막았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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