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가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정치권에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과 관련 단체,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월가에서 지난해 미국 대선·총선과 관련해 기부금과 로비 등으로 약 20억 달러(약 2조3050억 원)를 쓴 것으로 집계됐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시민단체 ‘금융개혁을 위한 미국인들의 모임(AFR)’은 2015~2016년 선거주기에 월가의 선거 기부금이 약 11억 달러, 로비스트들에게 지불한 금액은 8억98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인 것은 물론 이전 기록이던 지난 2007~2008년보다도 25% 더 늘어난 것이라고 AFR은 강조했다. 또 선거 기간 월가가 뿌린 돈은 하루 270만 달러에 달한 셈이다.
선거 기부금은 민주·공화 양당 대선 주자들은 물론 상·하원 의원들에게 골고루 돌아갔다.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등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금융개혁을 부르짖었지만 월가는 관행대로 두 당에 비슷한 자금을 뿌렸다.
미국 정치활동위원회(PAC)나 개인 기부금을 통해 정치권에 투입된 자금 중 약 55%를 공화당이, 45%는 민주당이 차지했다.
가장 많은 돈을 받은 정치인 5명 중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공화당 출신이었다. 대선 주자였던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주 상원의원으로 869만 달러를 받았다. 마찬가지로 대선에 출마했던 테드 크루즈 텍사스 주 공화당 상원의원도 548만 달러를 받았다. 척 슈머 상원의원(뉴욕)이 534만 달러로 민주당에서 유일하게 톱5에 들었다.
그러나 월가에 가장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진 버니 샌더스 기부금도 280만 달러에 달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하원의원 들 중 가장 많은 570만 달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