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유증 성공에도 재무개선‘난기류’…왜?

입력 2017-03-0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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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조종간을 잡은 조원태 사장이 이륙하자마자 난기류를 만났다. 유상증자와 차입금 증가라는 반대 성질의 재무상황이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4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하며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금융리스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항공기 투자 지속과 중국의 사드(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보복 조치에 따른 항공수요 감소 우려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일시에 그칠거란 우려가 나온다.

9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6~7일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유상증자 청약률이 96.4%를 기록하며 4577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증이 사실상 성공했다. 3월 내 유증이 완료되면 지난해 말 연결기준 1178%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환율하락(8일 기준 1145원), 자본확충 효과로 700%대로 개선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재무구조 개선효과는 일시적일 거란 지적이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총 15대의 신규 항공기(B747-8I 3대, CS300 7대, 787-9 5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올해 2·4·7·9·12월 인도하는‘드림라이너’보잉787-9의 경우 대당 가격이 2000억~2500억 원 수준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리스의 항공기 도입방식은 부채로 인식돼 외화차입금 규모 증가가 불가피하다”며 “금융리스가 80%를 차지하는 대한항공의 항공기 도입방식을 볼 때 부채 감축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대한항공 연결기준 외화차입금은 15조3900억 원이다.

중국 노선 항공수요 감소도 부담이다. 지난달 27일 열린 787-9 항공기 도입 기념식에서 조원태 사장은 “항공기 투자로 매출을 극대화해 부채를 갚을 계획”이라고 말했지만, 당장 사드 보복 조치에 따른 후폭풍으로 중국 노선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은 13%로, 미주, 동남아, 구주에 이어 4번째 규모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유상증자 효과로 1분기 부채비율은 감소하겠지만, 자체 재무부담은 여전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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