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고 싶은 게 있으신가요?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홈’이 도와드리겠습니다.”
AI 스피커로 어디에서든 쇼핑에 중고 거래까지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미국에서 작년 11월 출시된 구글홈이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의 AI 쇼핑비서 ‘샵봇(Shopbot)’과 제휴한다고 현지 언론들이 9일 보도했다.
구글홈은 1차적으로 명령에 따라 음악을 틀고 스마트 전등 역할을 한다. 그러나 기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구글홈은 세계 최대 검색 엔진 구글과 연동해 다양한 명령을 수행할 수 있고 이용자의 선호와 취미를 학습한다.
이베이의 쇼핑비서 샵봇은 쇼핑과 로봇의 합성어다. 딥러닝 기법을 탑재한 샵봇은 사용자와 메신저를 통해 대화할수록 더 똑똑해진다. 샵봇은 현재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시험 가동 중이다. 페이스북 이용자의 프로필을 기초로 정보를 습득하고 다음 번 쇼핑에 도움을 주는 식이다. 이베이는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벗어나 이용자가 있는 어디에서든 자신들이 존재하길 바란다며 샵봇의 개발 취지를 밝혔다.
이번에 구글홈과 손잡는 샵봇은 중고품 가격 감정도 한다.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컨퍼런스에서 이베이의 RJ 피트만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샵봇을 탑재한 구글홈에 자신이 쓰던 캐논 카메라를 설명하면 구글홈이 중고 제품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베이의 데이터를 구글 클라우드로 옮기는 데 약 5개월이 걸렸고, 샵봇과 구글홈을 통합하는 데 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트만 CPO는 “고객이 있는 집안으로 들어가고 싶었기 때문에 구글홈과의 제휴를 생각해 냈다”라고 덧붙였다.
샵봇을 탑재한 구글홈을 이용하면 쇼핑할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온종일 회사에 있어야 하거나 공부를 해야 하는 사람이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와서 침대에 누운 채로 쇼핑을 할 수 있다. 노트북을 켜거나 휴대전화를 집을 필요도 없다. 팔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가격 제시도 구글홈이 알아서 해 주기 때문에 고민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줄어든다. 어쩌면 구글홈은 쇼핑 도우미가 필요한 사람보다 ‘시간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인공지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