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에 손 내민 홍하이, 마음 바꾼 이유는?

입력 2017-03-1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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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와 연합할 경우 ‘가능성 높다’ 판단한 듯… SK하이닉스 “제안 없었다” 일축

도시바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이 SK하이닉스에 구애하고 있다. 당초 TSMC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던 홍하이가 방향을 바꾼 것은 SK하이닉스와 연합하는 쪽이 인수 가능성은 물론 인수 후 반도체 부문의 시너지가 더욱 클 것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홍하이는 SK하이닉스 측에 공동출자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도시바의 출자 요구 액수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조 엔(약 10조 원) 규모 출자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 응찰기업 간에 연대 없이는 단독으로 인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기존 TSMC와의 연대 가능성을 내비쳤던 홍하이가 SK하이닉스에 협력을 제안한 것은 자금력을 보완해 인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향후 도시바를 인수할 때 이미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경영 노하우를 통해 도시바의 사업을 원만하게 이전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도시바가 매각처 선정 기본방침을 ‘욧카이치공장 등을 활용해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추구하는 파트너를 선택한다’고 명기한 만큼 반도체 사업을 진행해온 SK하이닉스가 적합한 파트너라고 홍하이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홍하이와 SK그룹이 그동안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왔다는 점도 공동출자를 제안한 이유로 관측된다. 홍하이는 현재 SK그룹 지주사인 SK㈜ 지분을 3.5%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 궈타이밍 홍하이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각별한 친분을 가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공동출자를 타진 받지 않았으며 확정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홍하이와 SK하이닉스가 실제로 동맹을 맺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사업을 진행하는 같은 응찰기업과 손을 잡아 향후 사업 주도권 등을 두고 기싸움을 하느니 차라리 SK하이닉스가 사모펀드(PEF) 등 재무적투자자(FI)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쪽을 택할 수 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미국 기업들인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연합할 가능성도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와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3년간 약 17조 원을 공동 투자하고 있을 정도로 긴밀한 협력을 진행 중이다. 이에 더해 자금이 부족한 실정이라 다른 응찰기업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도시바는 지난 1일 출자 의욕을 보인 사업회사나 펀드 등 10개사가 넘는 응찰 희망 기업을 대상으로 메모리 새 회사에 대한 출자 제안을 모집한다고 공표했다. 마감은 오는 29일이며, 새 회사의 사업가치는 2조엔(20조 원) 이상으로 견적을 내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한 도시바는 중국 등지에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매수자금 출처를 명시하는 것도 요구하고 있으며 욧카이치공장 존속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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