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파면] 촛불은 위대했고 평화로웠다… 새로 쓴 ‘촛불 민주주의 역사’

입력 2017-03-10 11:49 수정 2017-03-1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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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대통령 탄핵 이끈 촛불혁명… 민주주의 승리 환호 쏟아져

“촛불의 힘은 위대했고 평화 그자체, 민주주의 그 자체였습니다. 3월 10일은 민심의 힘 촛불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쓴 날입니다.”

10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자, 국민들은 ‘사필귀정’, ‘촛불혁명의 승리’, ‘민주주의 만세’, ‘역사의 심판’, ‘박근혜 구속’ 등이란 표현을 써가며 민주주의 승리를 환호했다. 서울역 대합실에서 TV를 지켜보던 이들도,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 인용 결정을 생중계로 듣고 있던 이들도 모두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을 이끈 것은 국회 등 정치권이 아니라 ‘광장의 촛불 민심’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탄핵을 위한 촛불집회를 주최해온 ‘박근혜 정권 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퇴진행동 측은 “헌재의 탄핵인용 결정은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정의의 판결이고, 국민들이 선출한 권력이라도 죄가 마땅하다면 국민에 의해 탄핵될 수 있다는 역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종로 방향으로 행진하며 약식 ‘촛불승리 축하 퍼레이드’를 열기로 했다. 승리 선포와 함께 박 대통령 구속과 처벌, 황교안 권한대행 퇴진 요구, 사드배치 반대 등 남은 과제에 대한 결의도 다짐할 예정이다.

퇴진행동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9일 첫 집회를 시작으로 지난 주말 20회 집회까지 촛불집회에 참여한 국민의 수만 누적 1600만명에 달한다. 첫 첫불집회에 참여한 인원은 3만명(이하 주최 측 추산). 이때만 해도 박 대통령이 실제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당시에는 대통령 '탄핵'보다는 '하야'나 '퇴진'을 요구하는 게 촛불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3차 촛불집회부터 100만명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박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당시에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입시부정이 드러나고, 박 대통령의 이해할 수 없는 대국민담화가 국민의 분노를 살 때였다. 이후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에도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밝아졌고 평화로운 집회를 이어가며 평화집회의 선례로 조명받기 시작했다.

새해 들어서도 촛불 혁명은 계속됐다. 이달 4일 탄핵 선고 전 마지막 촛불집회에는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모여 헌재의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 퇴진행동은 이날까지 주말 촛불집회 참가자가 전국 기준 누적 1587만3000명이라고 추산했다.

퇴진행동의 남정수 공동대변인(민주노총 대변인)은 "광화문광장이 대한민국을 바꾸는 정치였고 촛불이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보다 더 무서운 정치였다"며 "민심이 모이면 태산도 옮길 수 있고 '절대권력' 대통령도 탄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논평했다.

한편, 이날 헌재는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박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대통령 탄핵심판은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결정은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해 직무정지 상태의 박 대통령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대통령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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