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파면] 주요 외신, 박 전 대통령 탄핵 긴급타전 “심판의 날·한국, 사실상 대선 돌입”

입력 2017-03-1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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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워터게이트’…차기 대통령 외교정책 어려움 놓일 것”

헌법재판소가 10일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국 헌정 사상 처음 탄핵으로 중도 하차하는 대통령이 됐다고 주요 외신들이 긴급타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헌재 결정으로 박 전 대통령이 즉각 권한을 잃게 됐으며 앞으로 60일 안에 대선이 치러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헌재는 이번 결정이 국민의 분열을 종식하고 통합으로 향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방송은 박 전 대통령이 한국을 들끓게 한 정치적 부패 스캔들의 한 가운데 있었지만 계속해서 무죄를 주장해왔다며 그와 측근인 최순실이 관련된 이 스캔들은 한국에서 거대한 시위를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CNN방송은 웹사이트 메인에 박 전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심판의 날’이라는 문구를 대문짝만하게 배치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탄핵으로 한국이 사실상 대선에 돌입했다며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최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가 다른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은 1970년대 고도 경제성장을 이끈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경제성장을 공약으로 내걸고 역대 정권과는 다른 청렴한 이미지를 강조해 2013년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올랐지만 부패가 잇따랐다고 설명했다.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 등 다른 일본 언론들도 박 전 대통령 파면을 호외로 전달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CNN과 중국 CCTV 등 주요 외신 서울 특파원들이 헌재 앞에서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로버트 켈리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블룸버그에 “이는 한국 역사에 전례가 없는 것으로 ‘한국판 워터게이트’와 같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헌재 결정으로 한국은 그동안 정책결정자들을 산만하게 했던 불확실성의 시기를 끝내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경기둔화와 북한과의 긴장 고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었는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포함해 지도부가 좀 더 이런 상황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국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외교정책에서 극도로 어려운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이달에도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더욱 도발적 행위를 일삼고 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강경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고 중국은 사드를 결사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원화 가치고 오르고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는 등 시장은 박 전 대통령 파면으로 가장 큰 불확실성 요소가 사라졌다는 점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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