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탄핵된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긴급 시장상황 점검에 돌입했다. 이번 주말에 이어 다음 주까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협회 등이 합동으로 ‘리스크 줄이기’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대통령 파면 결정 직후 긴급 간부회의를 열었다. 회의를 주재한 임종룡 위원장은 “현직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비상시국이지만, 우리 금융시장은 더 어려운 상황도 성공적으로 극복해낸 저력이 있다”며 “국내·외 투자자나 금융권 종사자 모두 불안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안심하고 투자와 영업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작은 불안 요인도 면밀히 점검하고 안전장치를 강화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시장안정조치도 신속히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비상상황실은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이 실장을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 금융시장팀·서민금융팀·기업금융팀·금융산업팀으로 나뉘어 업권별 리스크를 점검 중이다. 각 팀은 금융위, 금감원, 금융협회, 금융공공기관 등 관계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실시간·24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일일 1회 이상 정기·수시 보고한다. 비상상황실 직속인 금융상황점검반 반장은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이 맡고 있다.
이들의 시장 점검 일정은 이번 주말을 넘어 다음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11일 오전에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당국 간부들이 모여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연다. 12일에는 임종룡 위원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 원장, 각 금융기관 협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리스크 요인과 대응 방향을 점검한다.
13일에는 최근 사이버 위험요인과 금융권 통합보안 관제 시스템을 살피는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금융위 부위원장을 필두로 금융보안원장, 코스콤, 각 금융회사별 정보보호 최고책임자 등이 참석한다. 14일에는 최근 정치테마주와 불공정거래 등 시장감시 체계에 대한 현장점검이 이뤄진다.
오는 14~15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열리는 만큼 금리 인상 여부에 따른 리스크 점검을 위해 16일에도 금융당국이 합동 회의를 할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올해 업무계획 이행사항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필요시 과제별 이행시기를 재검토해 최대한 앞당겨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