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와 공직범죄 척결로 명성을 날린 한인 검사가 이제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리게 됐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해고된 프리트 바라라 연방검찰 뉴욕남부지검 검사장의 뒤를 이어 45세의 준 김(Joon Kim·한국명 김준현) 부검사장이 당분간 검사장 대행을 맡게 됐다고 13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김 검사는 스탠퍼드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거쳐 2000년 뉴욕남부지검에서 연방검사로 첫발을 내디뎠다. 잠시 로펌 클리어리가틀립스틴앤드해밀턴 등에서 변호사로 활동했으나 다시 검찰로 복귀해 2014년 형사부장으로 일하다가 1년 만에 부검사장으로 승진했다.
남부지검은 웹사이트에서 “김 검사가 공갈과 살인, 돈세탁, 증권사기, 마약거래, 탈세와 테러리즘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마피아와 아시아 갱단을 상대로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벌였으며 뉴욕 3대 마피아 조직인 감비노 패밀리의 우두머리 피터 고티를 기소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바라라 전 검사장은 월가의 금융범죄와 화이트 칼라 사건, 어나니머스 등 해킹그룹 수사 등을 주도해 명성을 떨쳤다. 김 검사를 다시 검찰로 불러들인 것도 바라라 검사장이다. 7년간 민간 로펌에서 활동하던 김 검사를 바라라가 지난 2013년 4월 검찰로 다시 영입했다.
전 연방검사들은 마켓워치에 준 김 체제하에서도 뉴욕남부지검의 기소와 수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컬럼비아대 법학과 교수인 댄 리치먼은 “준 김은 정식 검사장처럼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과 힘을 갖고 있다”며 “그는 바라라가 고른 인물이며 현재 계류 중인 사건을 계속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과거 데이비드 켈리 검사장 대행 시절에도 2년간 뉴욕남부지검이 원활하게 운영됐다는 사실도 상기시켰다. 그러나 김 검사가 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뗄 지 아니면 새로운 인물이 올지는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