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눈을 돌려 중소기업에서 성취감을 느끼자

입력 2017-03-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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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지난해 공공기관 신규 채용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2만 명을 넘어섰고, 2012년 이후 4년 만에 증가 폭이 최대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신입 공채를 시행하는 기업과 신규 인력 규모는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하니, 우리 청년들에게 실업의 고통이 가중될까 걱정이 앞선다. 이제는 공공기관과 대기업에만 취업하려고 재수, 삼수하는 것보다는 중소기업에 눈을 돌리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흔히들 많은 청년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소기업에 비해 임금을 많이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고용 안정성이 높다는 것도 이유라고 한다. 과연 실제로 그런가? 우선 대기업의 초봉이 중소기업과 비교하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실제 통계를 보면 대기업 신입 평균 연봉은 1% 감소하고 중소기업은 3% 가까이 증가해 임금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갑근세와 4대 보험료를 떼이고 나면 실수령액 차이는 줄어들고, 중소기업에 다니면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지원 제도의 혜택이 임금 격차를 줄일 수 있다.

우선 중소기업에 다니는 청년들은 2년간 유지하면 금리 300%를 받는 적금에 가입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의 청년내일채움공제이다. 매달 12만5000원씩 부으면 2년 후 1200만 원의 목돈이 생기는 제도인데, 400만 원의 연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중소기업청의 내일채움공제로 재가입하거나 전환하면 5년간 2000만 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는데, 연봉 300만 원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올해 청년희망재단에서 준비 중인 저소득층 청년에게 대출학자금 상환액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도 중소기업을 다니는 청년들에게는 특권이기도 하다.

대기업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인 고용 안정성 면에서, 과연 대기업의 고용 안정성이 중소기업보다 높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대기업 취업자의 1년 이내 이직률이 중소기업에 비해 낮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대기업 취업자의 이직률이 높은 것은 청년이 대기업에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비자발적 이직이다. 하지만 중소기업 취업자의 이직은 대기업에 가고 싶어서 자발적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주류를 이룬다. 중소기업은 청년이 오래 다니는 것을 원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청년이 일에 익숙해질 때쯤 다른 기업으로 이직해서 인재 양성은 중소기업이 하고, 키워놓으면 대기업 경력사원으로 간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그러나 나를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중소기업이 나를 키워주는 가장 좋은 삶의 터전이라는 사실을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필자는 직접 기술 중소기업을 창업하고, 열정과 글로벌 도전정신을 지닌 많은 젊은이들과 함께 기업을 키워왔다. 그리고 많은 젊은이들이 그 안에서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끼며 일하고 있는 모습에서 회사와 젊은이들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자신을 인정해주는 중소기업에 입사해 오래 근무한 청년은 결국에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거북이가 이기는 게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앞으로 ‘미래성과공유제’와 중소기업 종사자의 세금 감면 등 정부 차원에서 제도가 도입된다면, 임금 격차는 더 줄어들 것이다. 임금도 고용 안정성도 성취감도 동시에 주는 삶의 터전, 중소기업에서 행복한 삶을 더 빨리 만들어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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