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협회, 결국 5개사 고사로 순번제 파행… 추천제로 협회장 선출

입력 2017-03-14 14:32 수정 2017-03-1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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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2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년도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서 박동문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최금암 여천 NCC 사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 이수헌 삼남석유화학 사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석유화학협회)
▲2월 12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년도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서 박동문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최금암 여천 NCC 사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 이수헌 삼남석유화학 사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가 순번제로 협회장을 선출하기로 했지만, 5개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고사로 결국 기존 방식의 추천제로 협회장을 선출한다.

14일 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이달 6일 열린 회장단 회의에서 5개사(LG화학, 롯데케미칼, SK종합화학, 한화케미칼, 대림산업) CEO들이 모두 협회장 직을 거절해 추천제로 16일 열리는 총회에서 회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석유화학협회는 지난해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이 협회장을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과거의 수장 공백상태를 되풀이하지 않고자 차기 협회장 선정을 놓고 깊은 고민을 해왔다. 결국, 석유화학협회는 지난해 12월 임시총회를 열고 설립 이후 처음으로 협회장 선임 규정을 기존 추천제에서 순번제로 변경해 LG화학, 롯데케미칼, SK종합화학, 한화케미칼, 대림산업 등 5개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순번을 선정해 2년마다 돌아가면서 협회장을 맡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진행예정이었던 정기총회가 이달 16일로 미뤄지는 등 순번제로 협회장을 선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대외적으로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와 관련해 전경련과 재계가 비난을 받는 등 협회에 대한 외부시선까지 곱지 않은데다 모그룹의 승인도 필요해 활동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

지난 6일 열린 회장단 회의에서 허 회장은 5개사 CEO들에게 희생과 봉사, 메이저 업체들로서의 역할을 강조했지만, 결국 5개사 모두 협회장 직을 거절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여러 사업부를 맡게 돼 업무 부담으로 협회장 직을 고사했다.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은 중국 상하이에서 현지 근무를 하고 있어 국내에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이유로 거절했다. 롯데케미칼은 김교현 사장이 새 사령탑으로 온 상황에서 협회장을 맡기는 무리가 있다는 이유로, 한화케미칼은 그간 수차례 협회장을 맡아왔다는 이유로 협회장 직을 고사했다.

결국 이날 회장단 회의에서 허 회장은 순번제 대신 5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회원사 중에서 후임 회장을 추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간 석유화학협회는 추천제로 협회장을 선출해 왔다. 석유화학협회는 총회가 열리는 16일까지 협회장을 뽑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16일까지 협회장이 선출되지 않으면 임승윤 상근부회장이 권한대행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순번제 파행으로 석유화학협회 협회장 직 선출 방식이 다시 추천제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석유화학협회는 향후 순번제 부활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협회 관계자는 “일본의 석유화학협회도 순번제로 협회장을 뽑고 있다”며 “누군가 시작만 한다면 순서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모그룹과 미리 협의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올해는 상황이 맞지 않아 순번제가 이행되지 못했지만, 시간을 갖고 이 제도를 확고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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