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도피 중이던 최순실, '위에서 한국 정리되면 들어오라고 해'" 崔 측근 증언

입력 2017-03-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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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최순실(61) 씨의 독일 도피를 도왔던 측근이 최 씨에게서 "저 위에서 한국이 조금 정리되면 들어오라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최 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귀국 시점을 두고 의견을 교류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다.

최 씨 측근이었던 포레카 전 대표 김영수(47) 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의 심리로 14일 열린 최 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20차 공판에서 이 같은 취지로 말했다. 김 씨는 최 씨의 조카 이병헌 씨의 부탁으로 독일로 가서 도피 중이던 최 씨에게 옷가지와 돈을 건넸던 인물이다.

김 씨는 "독일에서 도피 중이던 최 씨로부터 '저 위에서 그러는데 한국이 조금 정리되고 조용해지면 들어오라고 한다'는 말을 들었느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차명폰을 이용해 이른바 '핫라인'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독일에 있던 최 씨가 자신의 조카 장시호 씨에게 박 전 대통령 차명폰에 전화를 하라고 지시했고, 장 씨의 어머니인 최순득 씨가 박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는 점도 조사 결과 드러났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24일 독일 뮌헨에서 최 씨를 만나 "회장님, 한국 여론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가급적이면 빨리 한국으로 돌아와 수습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전했다고 한다. 그는 또 최 씨에게 "요즘 뉴스에서 나오는 게 다 사실이냐. 혹시 뭐 받은 거 있느냐"고 물었고, 최 씨는 "삼성에서 5억 원 받은 거밖에 없다"고 답했다고 했다.

김 씨는 서둘러 한국으로 돌아가 더운트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를 없애라는 지시도 받았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지시를 받은 뒤 한국에 있는 자신의 처와 지인을 시켜 사무실에 있던 5대의 컴퓨터를 폐기했고 한다. 김 씨는 "컴퓨터를 없애라는 말을 '폐기'로 이해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체코에서 한국에 전화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비행기 표를 바꾸면서까지 한국에 들어올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최 씨가 두렵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해 조사받을 때 '내년 크리스마스에 출소할 거다. 최 씨와는 절대 마주치지 않게 해 달라'고 말한 적 있느냐"고 묻자 "그렇다. 아직도 많이 무섭다"고 답했다. 김 씨는 "사실은 그때까지 이렇게 많은 일에 관여됐다고 생각 못했다"면서 "정말 무서워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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