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경제영토 ‘세계 3위’라지만…‘FTA 무용론’ 고개

입력 2017-03-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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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 보복’ ·美 보호무역에 실익 무색… “새로 체결보다 기존 FTA 개선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촉발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고,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무역 보복 조치로 각종 비관세 장벽이 쏟아지면서 자유무역협정(FTA)을 확대해 온 정부가 곤혹스러운 처지다.

15일 관련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FTA를 교두보로 개척한 무관세 시장은 전 세계 77%로 규모로만 볼 때 칠레(1위)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각국과 FTA를 체결해왔으며 현재 총 54개국과 FTA가 발효된 상태다.

통상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현재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메르코수르, 이스라엘, 에콰도르, 멕시코 등과도 동시다발적으로 FTA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FTA 확대가 수출 부진과 경기침체를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체결한 FTA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무역장벽이 노골화하면서 경제적 실익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과의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은 아직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전 세계 주요비관세장벽은 49건으로 이 중 중국이 시행 중인 것이 26건으로 가장 많다. 무역구제 조치 가능성을 억제하고 견제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색해진 셈이다.

오늘(15일)로 5주년을 맞는 한미 FTA에 대해 정부는 세계 경제 침체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교역과 투자는 오히려 동반 증가해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2012년 한미 FTA 발효 이후 대(對)세계 교역은 감소세를 유지했으나 양국 간 교역은 5년간 연평균 1.7% 증가세를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민변 국제통상위원회 위원장인 송기호 변호사는 한미 FTA 발효 후 오히려 미국의 반덤핑 장벽은 더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9월 19일 작성한 ‘수입규제 관리카드표’에서 23건의 미국 조치 중 15건이 한미 FTA 발효 이후에 나온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3월 3일 동파이프를 만드는 데 첨가하거나 용접봉 원료로 쓰는 한국산 인동에 8%대 반덤핑 관세 판정을 내렸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동시다발적으로 FTA 영토를 확대하고 있지만 이미 교역 규모가 큰 국가와는 FTA가 다 체결돼 있기 때문에 실제 교역 규모를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FTA를 많이 체결한다고 해서 꼭 활용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과 위주로 접근하기보다는 아세안 시장 등 기존 FTA를 개선하는 데 치중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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