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판박이…틸러슨, 아시아 순방 전용기에 기자 달랑 1명 태웠다 구설

입력 2017-03-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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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한중일 아시아 3개국 순방 일정 중 첫 방문국인 일본의 하네다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릴 채비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한중일 아시아 3개국 순방 일정 중 첫 방문국인 일본의 하네다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릴 채비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면서 전용기에 보수 온라인 매체 소속 기자 1명만을 태워 논란이 되고 있다.

국무부 출입 기자단은 15일(현지시간) 전날 전용기에 기자 1명만을 동승한 것에 대해 “공간 부족과 예산 압박 탓에 국무장관 전용기에 기자들을 수용할 수 없다고 해놓고 국무부는 한 기자에게만 단독 좌석을 제공했다”면서 “매우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전날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순방에 나선 틸러슨 장관은 전용기에 보수 성향의 온라인매체 ‘인디펜던드 저널 리뷰’의 에린 맥파이크 기자만을 동승했다. 순방길에 국무부 출입 기자단과 전용기로 동행하는 오랜 전통을 전용기 공간 부족과 비용절약을 명분으로 기자단의 동행 취재를 거부해놓고 보수 성향의 매체 기자 1명에게만 동승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슷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자와 달리 당선 이후 두 달 넘게 한 번도 공식 기자회견을 하지 않다가 취임을 앞둔 지난 1월 11일 자택이 있는 트럼프타워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사에는 “가짜뉴스”라며 언론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국무부 기자단 성명서는 “기자 중 일부는 아시아 취재현장에서 틸러슨 장관을 만나기 위해 상업 여객기를 타고 갔다”면서 “전용기에 동승한 기자에게 제공된 수준으로 이들 기자에게도 틸러슨 장관에 대한 접근이 허용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동승의 특혜를 받은 이 매체는 2012년에 만들어진 보수 성향 매체로 그간 미국 국무부 관련 기사 보도도 제대로 하지 않았던 매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번 조치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출입기자단 전용기 동승의 전통을 깬 것은 물론 틸러슨 장관의 첫 해외 행보 취재를 국무부 스스로 막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제까지 공화당과 민주당을 막론하고 미국 국무부 장관은 소규모의 기자단과 해외 순방을 동행했다. 동행과 관련해서는 해당 언론사가 기자의 동행 비용을 지불한다고 CNN은 전했다. 틸러슨이 타고 간 전용기는 보잉737기종의 군사용 모델로 좌석 배치에 따라 26명에서 최대 111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승의 혜택을 받은 인디펜던트 저널 리뷰 측도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 기회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며 “이번 순방취재에 관한 언론 접근을 둘러싼 논란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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