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내 50여 개 기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2차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법정의견서를 제출했다.
15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스퀘어, 에어비앤비, 리프트, 킥스타터, 핀터레스트를 포함한 58개 기업이 트럼프의 2차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법정의견서를 제출했다. 법정의견서란 소송 당사자는 아니지만 소송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나 단체가 법원에 제출하는 탄원서 성격의 서류를 뜻한다. 지난 2월에도 실리콘밸리 내 100여 개 기업은 1차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법정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번 법정의견서는 미국 하와이 연방법원이 트럼프의 수정 행정명령에 대해 일시 효력 중지 판결을 내린 것을 지지하기 위한 성격이다. 수정 행정명령은 이라크를 뺀 이란, 시리아, 리비아, 예멘, 소말리아, 수단 출신 국민의 입국을 90일간 제한하는 내용이다. 56개 기업은 트럼프의 2차 반이민 행정명령이 위헌적 요소를 안고 있으며 기업 환경에도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법정의견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정된 반이민 행정명령은 1차 행정명령과 다르지 않으며 미국 내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이고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에어비앤비의 크리스 리한 글로벌 정책 책임자는 성명을 통해 “출신국을 이유로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리프트의 로건 그린 최고경영자(CEO)는 “리프트는 2차 반이민 행정명령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우리는 지역사회의 가치가 위험에 처할 때 계속해서 의견을 말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킥사타터의 저스틴 카즈마크 대변인은 우버를 포함한 여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더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실리콘밸리의 대표 대기업들은 이날 법정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특히 ‘빅4’로 불리는 애플,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법정의견서에서 발을 뺐는데 이들 기업은 현재까지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 4개 기업은 지난달 1차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샌프란시스코 연방 항소법원의 심리 때는 100여 개 기업과 함께 법정의견서를 제출했다. CNN머니는 실리콘밸리 대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어느 정도 균형적인 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감세 및 규제 완화 정책을 손에 쥐고 있기 때문에 눈치 보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