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영 롯데그룹 화학 BU장이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을 양대 축으로 롯데그룹 화학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고부가 제품 중심의 롯데정밀화학을 통해 기초소재 부문에 집중된 롯데케미칼의 약점을 극복해 나간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허수영 부문장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석유화학협회 정기총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롯데그룹 화학사업의 성장 전략에 대한 질문에 "각 부문별로 제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면서 "롯데정밀화학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스폐셜티 사업을 더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롯데케미칼을 기초 석유화학 소재인 에틸렌 생산능력을 키우는 데 투자를 집중해왔다. 이같은 전략은 관련 제품 호황과 맞물리며 영업익 2조 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어냈다. 업계 '부동의 1위'였던 LG화학을 처음으로 추월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업 다각화를 이뤄낸 LG화학에 비해 롯데케미칼은 기초 소재에만 너무 집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허 부문장은 이에 범용제품 중심의 롯데케미칼과 달리 고부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롯데정밀화학의 성장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정밀화학은 친환경 소재 셀룰로스를 기반으로 건축, 도료, 식의약 및 기타 특수용도에 사용되는 고기능성 첨가제를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롯데정밀화학은 올해 새 대표이사도 맞이한다. 엔지니어 출신 전문가인 이홍열 롯데정밀화학 부사장을 오는 24일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인 것.
이 신임 대표는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출신으로 내부에서도 현장 지휘능력과 경영능력까지 겸비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2014년 롯데케미칼 우즈벡 수르길 가스화학 프로젝트(Uz-Kor Gas Chemical LLC)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롯데케미칼이 글로벌 석유화학사로 도약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허 부문장은 롯데케미칼의 자회사 타이탄(지분 100%)의 상장(IPO)도 예정대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대표 주관사가 모여 킥오프(kick-off)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부문장은 "타이탄 상장은 예정대로 올 하반기를 목표로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다만 정확한 시기는 실무자들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