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첫 슈퍼 주총… 이변은 없었다

입력 2017-03-17 10:13 수정 2017-03-1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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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권익 보호책임경영 강화·‘최순실게이트’ 신뢰회복 노력

올해 첫 슈퍼주총의 화두는 ‘경영의 투명성과 불확실성’으로 압축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에 관여한 대기업의 사내·외 이사의 재선임 여부 등을 놓고 격론이 일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여기에 대외적 경영 불확실성으로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들이 대거 기용되면서, 이른바 ‘방패막이’논란도 재조명됐다.

현대자동차ㆍLGㆍ효성그룹 등을 비롯한 상장 178개사가 17일 일제히 주총을 개최했다. 오는 24일에는 삼성그룹, SK그룹 계열사를 포함해 928개사가 한꺼번에 주총을 개최한다. 이른바 ‘슈퍼 주총 데이’다. 올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경영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만큼, 기업들은 앞다퉈 주주 권익 보호와 책임경영 강화를 화두로 제시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총수 일가에 대해 등기이사 재선임 절차를 반복했다. 총수의 책임경영을 실천하는 한편 계열사에 대한 경영권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다만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 자문기관이 과거 정몽구 회장의 배임ㆍ횡령 전력 등을 문제 삼아 사내이사 연임 안에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LG전자도 같은 날 주총을 열어 이사회 정원을 최대 9명에서 7명으로 변경했다. LG전자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구본준 ㈜LG 부회장 대신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키로 했다. 구본준 부회장은 사내이사로서 이사회에 계속 참여한다. 조 부회장은 LG전자 소속으로는 14년 만에 처음으로 LG전자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삼성전자는 오는 24일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엔지니어링 등 주요 계열사들과 함께 주총을 연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로, 재무제표와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만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경영철학인 ‘딥 체인지(Deep Change)’를 계열사 정관에 심는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은 24일 주총에서 이윤보다 행복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할 계획이다.

한편 경제민주화 열풍 등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들을 대거 영입하는 모습도 눈에 띄였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총 6명의 정부부처 및 법조계, 사정당국 등 권력기관 출신 인사들을 사외이사(감사위원)으로 신규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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