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 내 비트코인 산업을 규제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비트코인 규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해 관련 업체에 배포,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비트코인 거래소가 고객 신원을 확인하고 은행 관련 법과 규제를 준수해야 하는 등의 의무를 갖는 것이 새 가이드라인의 핵심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가이드라인은 “비트코인 거래소가 기존 은행법과 돈세탁 방지법의 적용을 받으며 고객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해당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 비트코인 거래소들은 의심스러운 거래 활동을 수집해 당국에 보고하기 위한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인민은행은 거래소의 규정 위반을 제재할 수 있다.
인민은행이 최근 단속에 나서면서 비트코인 거래소들은 고객들에게 수수료를 부과하고 자사 플랫폼에서 비트코인을 인출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1월 중국 3대 비트코인 거래소인 훠비와 오케이코인, BTCC에 대한 조사를 전격적으로 시작했으며 지난달 이들 거래소가 돈세탁과 외환 관련 법률을 준수하지 않으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경고장을 보냈다.
당국의 단속에 중국 투자자들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비트코인 데이터 분석업체 비트코이니티에 따르면 지난 30일간 위안화 표시 비트코인 거래량은 전 세계에서 17%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이전 6개월간 중국 거래량이 전체의 97%에 달했던 것과 대조된다.
규제가 확립되면 중국 거래소들은 더욱 엄격한 운영 환경에 직면할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비트코인 단속에 나선 이유는 이 디지털 가상통화를 자금 해외유출의 통로로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비트코인으로 빠져나가는 자금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중국 정부는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자국 경제에 대한 신인도가 떨어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어떤 허점도 막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